“내부 알력 싸움설 등 납득 어려운 사유 넘쳐나”

“미 순방마저 참사 안 되려면 운영위 소집해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정말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 합동 공연 제안을 보고받지 못해 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이 사퇴했다는 말이냐”며 “언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 안보실이 이토록 허접한 곳이 됐냐”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교체를 두고 “그간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외교 참사에는 끄떡없더니,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자기 경질된 게 참으로 이상하다”며 “다음 달 있을 방미를 앞두고 밤을 새워 전략을 짜도 모자를 대통령실이, 대책은 고사하고 온갖 풍문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일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사표 때부터 ‘안보실 내부 알력싸움의 결과’ ‘김건희 여사 최측근인 김승희 선임행정관과 외교부 출신 간의 갈등’ 등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업무 구분도 없고, 프로토콜도 없고, 시스템도 없이, 어느 때보다 복잡한 외교·안보 난맥상을 어떻게 풀어가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의 국회 업무보고마저 회피하며 사태를 방치해 온 국민의힘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이번 미국 순방마저 외교 참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장 국회 운영위원회부터 소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다음달 예정된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두고 “벌써 ‘오므라이스 회담 시즌 2’가 되지나 않을지 국민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이번 방미는 전기차, 반도체 등 우리 핵심 산업의 중차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반드시 반도체법과 IRA법(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을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올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고 관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빈 방문이라는 형식에 취해 또다시 국익과 국민의 자존심을 잃는 불상사가 벌어진다면, 우리 국민은 더 이상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의 자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