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가 2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장정석 감독이 홈런 50개를 요구하자 열심히 해 보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넥센 박병호가 2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장정석 감독이 홈런 50개를 요구하자 열심히 해 보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넥센 타자들은 지난 24·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개막 2연전에서 안타를 치고 루상에 나갈 때마다 두 손으로 깍지를 낀 뒤 덕아웃을 향해 들어보였다. 그러면 덕아웃 선수들도 같은 동작으로 화답했다.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본듯한 일종의 팀 세리머니였다.

그 뜻은 무엇일까. 그리고 누구로부터 시작됐을까. 25일 한화전을 앞두고 넥센 장정석 감독은 “로저스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원 팀(one team)’을 뜻하는 동작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실 시범경기 전부터 준비해온 동작인데, 타자들이 쑥쓰러웠는지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장단 13안타를 치며 세리머니를 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일까. 정규리그가 개막되자 선수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세리머니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박병호·김하성 등 중심타자부터 아직 어린 이정후까지 모두가 나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박병호가 솔선수범하는 부분은 또 있다. 장정석 감독은 “박병호나 서건창 등 중고참들이 먼저 전력질주를 하면서 팀 전체가 적극적으로 뛰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했다. 박병호는 시범경기 때부터 아웃이 될법한 타구에도 전력질주했고, 다른 타자들도 박병호를 따라 타격 후 보다 열심히 뛰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개막전 4회말엔 박병호가 ‘왜 전력질주를 해야하는지’ 몸소 보였다. 3-2로 앞선 가운데 2사 만루 기회를 맞은 박병호가 3루 땅볼을 쳤다. 3루수 오선진의 송구를 1루수 송광민이 베이스를 발에서 뗀 채 받았다. 이 때 타자주자 박병호가 전력질주해 1루에서 세이프해 점수가 4-2로 벌어졌다. 송광민이 태그 아웃을 노리지 않고 1루 베이스를 밟고 있었다면 타자를 아웃시킬 수도 있었겠지만, 그 이전에 박병호가 열심히 뛰지 않았다면 추가득점 없이 이닝이 마무리됐을 것이다. 넥센은 다음 회에 2점을 더해 6-3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장정석 감독은 팀 세리머니의 뜻대로 ‘원 팀’이 돼 가는게 더 고무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박병호와 에스밀 로저스가 합류하며 팀 단합에 일조했다고 전했다. 투·타 기둥으로서 존재감이 남다르다. 장 감독은 “투·타의 핵인 병호와 로저스가 합류하니 어린 선수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보며 배우는 것도 있을테고, 지난해 한끗차로 놓친 가을야구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다는 희망도 얻게 됐다. 여기에 두 선수가 먼저 나서서 ‘원 팀’을 만들려고 노력을 더했다. 그 노력은 아직 수치로 잡히지 않았지만, 곧 팀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 같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