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과 선수들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한화 한용덕 감독과 선수들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한화 한용덕 감독은 올 시즌 ‘변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팀 분위기부터 밝게 바꾸려고 했다. 직접 선수들을 찾아 소통하면서 전임 감독 때 침체됐던 분위기도 조금은 밝아졌고 한다. 지난 24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과의 고척스카이돔 개막전에서도 그 모습이 보였다. 득점권 상황에서 하위타순 타자가 들어서도 희생번트를 주문하지 않았다.

그의 턱을 두른 흰 수염에도 변화를 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 22일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한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깎지 않은 수염을 “‘변화와 도전’이라는 팀 캐치프레이즈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관계자는 “감독님이 외부에 비치는 ‘순한’ 이미지를 바꿔보려고 시도하신 것”이라고 귀띔했다.

개막전을 치른 뒤에도 한용덕 감독의 화두는 여전히 ‘변화’다.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과의 시즌 2차전을 앞두고서도 한 감독은 투수 송은범을 예로 들며 변화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송은범은 자유계약선수(FA)로 2015시즌부터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팬들에겐 ‘애증의 대상’이 돼 왔다. 세 시즌 동안 선발 한자리를 맡아주지 못하고 3년간 4승24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매년 6점이 넘었다. 기대치가 낮아질대로 낮아진 송은범이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자 팬들은 의문을 품었다.

한용덕 감독은 “송은범은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런 선수에겐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진우 투수코치가 송은범에게 한 주문 내용도 전했다. “코치가 송은범에게 ‘포심 그립을 잡고 던지면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고 했다더라. 전날 개막전을 보니 직구도 손가락을 벌려 투심 그립으로 잡고 던지더라.” 한 감독은 송은범으로부터 변화하려는 의지를 읽고, 그를 더 믿어보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한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믿음도 잃지 않았다. 전날 1루수로서 미숙한 모습을 보였던 송광민에 대해서도 “경기하다보면 실수는 할 수 있다”고 했다. 송광민은 당시 4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1루 베이스를 밟지 않은채 3루수 오선진의 송구를 받았고, 삼자범퇴를 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에게 1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한 감독은 “1루 수비를 걱정하지는 않는다. 송광민이 잘 잡은 타구도 많았었다”며 두둔했다.

개막 선발로 나왔지만 4·5회 흔들리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키버스 샘슨에 대해서도 “구위는 여전히 좋다. 아직 경험이 부족할 뿐”이라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한 감독은 “(샘슨은)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다보니 완급조절이 안됐던 것 같다”며 “ 특별히 감독이 나서서 조언을 건네지는 않았다. 전날 경기에서 스스로 깨달은 것이 많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