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투수 코치. 한화 제공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53)만큼 ‘개막전의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투수는 많지 않다. 개막전 최다 선발 투수 기록은 전 OB 투수 장호연(9회)의 몫이지만, 개막전 최다 연속 선발 등판 기록(6회)은 송 코치도 장호연, 정민태 한화 퓨처스 투수코치와 함께 보유하고 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매년 개막전 선발투수로 한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송 코치는 이제 투수 기용을 놓고 머리를 싸매며 개막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규시즌 개막을 일주일 앞둔 지난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송 코치는 “개막전이 투수들과 선수단 전체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송 코치는 “만약 개막전을 지고, 그 다음 경기마저도 진다면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고 시즌을 치르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송 코치는 자신의 선수 시절 개막전 선발 등판보다 투수코치로 겪었던 연패를 또렷이 기억했다. 2013년 한화는 롯데와의 사직 개막 2연전에서 연달아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개막 13연패라는 불명예 진기록을 세웠다.
반대로 개막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선수도, 팀도 좋은 분위기를 탈 수 있다. 송 코치는 “개막전에서 마무리 정우람과 필승조를 중심으로 한 승리 공식이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져 승리한다면, 선수들뿐 아니라 팀 투수진을 운용하는 코치 입장에서도 자신감이 붙게 된다”고 했다. 지난해 한화의 ‘불펜 야구’가 올시즌에도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한화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송 코치 스스로가 첫 등판에서 좋은 성적으로 자신감을 얻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기도 했다. 송 코치는 자신의 여러번 뛰었던 개막전 등판 때의 상황은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했지만, 1989년 개막 시리즈 2차전 때의 등판을 추억하며 “프로 데뷔 등판이었는데 완봉승을 했다. 그 때 얻은 자신감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코치는 그렇게 선수 생활의 첫 단추를 잘 꿰며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십수년전 자신처럼 올해 개막 선발을 맡을 투수에게는 “영광스런 자리다. 우리 팀이 올 시즌 스타트를 잘 끊을 수 있게, 불펜 투수들의 부담도 줄일 수 있게 잘 던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즌 개막을 앞둔 다른 투수들을 향해서는 “다들 ‘태평양 한 가운데 뜬 배 한척이 된 느낌’일 것이다. 여러 착각과 불안이 따를 수 있겠지만 ‘자신의 능력을 믿고 던지라’고 조언해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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