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호성적이 정규시즌으로 항상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범경기는 스프링캠프의 성과를 점검해보고, 한 시즌을 어떻게 꾸려나갈 수 있을지 가늠하는 계기가 된다.

넥센과 kt는 보강된 장타력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지난 시즌 홈런 8·9위였던 두 팀은 2018 신한은행 마이크 KBO리그 시범경기 팀홈런·루타 부문 상위를 마크하고 있다.

19일까지 10개 팀이 총 5경기씩 시범경기를 치른 가운데, 넥센은 9개로 팀 홈런 1위를 기록중이다. 두 시즌을 미국에서 뛰다 복귀한 박병호, 지난 시즌 중반 합류해 박병호의 중심타선 파트너가 될 마이클 초이스, 그리고 포수 박동원이 나란히 2개씩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 시즌 4번을 맡았던 김하성, 빠른 발이 주특기인 임병욱, 벤치에서 중심타선 뒤를 받칠 김태완까지 여러 선수가 손맛을 봤다.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와 넥센의 경기. 넥센 박병호가  3회초 2사 두 번째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와 넥센의 경기. 넥센 박병호가 3회초 2사 두 번째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kt의 팀 홈런수는 5개로 한화·삼성과 공동 4위다. 여기에 2루타는 12개로 롯데와 공동 2위다. 총루타수가 81루타로 지난 시즌 장타 군단 SK에 이은 2위다. 팀 타점은 31점으로 1위다. 4번타자 윤석민이 홈런(2홈런)·타점(8타점) 부문 공동 선두다. 한 시즌만에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황재균도 국내 복귀포를 신고했다. 아직 홈런은 없지만 멜 로하스는 3개의 2루타를 쳐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두 팀은 지난 시즌 장타력 부재를 겪었다. kt의 팀 홈런은 119개, 넥센은 141개로 각각 순위가 뒤에서 두번째·세번째였다. kt의 팀 홈런은 지난해 팀 홈런 1위 SK의 딱 절반 수준이었다. 물론 넥센은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의 그라운드가 크다는 점을 살려 2루타·3루타로 득점력을 높였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승부를 가를 홈런 한 방이 아쉬웠다. kt는 3번째로 많은 팀 2루타(274개)를 기록했지만 중요한 순간 터질 홈런이 없던 탓에 팀득점·타점이 최하위에 그쳤다.

그런 와중에 보강된 장타력은 분명 호재다.

넥센의 경우, 박병호가 목동구장보다 큰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시즌을 치르지만, 규모 큰 구장이 즐비한 미국에서도 여러차례 대형 홈런을 선보인 바 있어 큰 걱정이 없다. 또 박병호의 앞 뒤 타순에 설 초이스와 김하성이 견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넥센은 시범경기에서 가장 많은 팀 도루(6개)도 기록했다. 발야구에 장타력을 접목한, 보다 짜임새 있는 야구를 구상할 수 있게 됐다.

kt는 넥센 선수단의 ‘벌크업’과 장타력 상승에 일조한 이지풍 트레이너 코치를 올 시즌 전 영입한 효과에 기대하고 있다. 투·타를 막론하고 선수들이 겨우내 몸을 키웠다. 황재균, 신인 강백호 등 새로운 얼굴들이 가세했고, 지난 시즌에는 도중에 합류했던 중심타자 로하스, 윤석민이 올해는 개막부터 함께 뛴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