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의 경기.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물을 마시고 있다. 김천 | 연합뉴스
“선수들이 성장했다는 것, 외국인 선수 없이 상대를 괴롭혔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눈 앞에서 놓쳤지만,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만은 않았다. 19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GS칼텍스는 먼저 두 세트를 따내고도 내리 세 세트를 내줘 2-3으로 역전패했지만, 차상현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못 뛴 가운데 나온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아쉽긴 하지만 잘 싸웠다”는 소감을 남겼다.
차 감독은 “강소휘, 이소영, 표승주 등 국내 선수들이 숨을 돌려야할 타이밍이 있었는데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없다보니 중간중간 교체를 해줄 수 없었다”며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면 후위공격을 포함해 다양한 공격 옵션과 작전을 구사하며 상대를 괴롭힐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알리는 무릎 부상을 안은채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섰지만, 2차전에 이어 3차전도 뛰지 못했다. 차 감독은 “연습 때 공격하는 모습을 보니, 경기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다”며 알리를 플레이오프 최종전에도 쓰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차 감독은 팀이 큰 경기를 치르면서 한단계 성장했다는 데 의미를 두려고 했다. 차 감독은 “시즌 전에 다른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를 때 번번이 패했다. 한 세트를 따내기도 어려웠다”며 “막막하기도 했지만 선수들이 성장했다. 특히 부상 복귀 후 이번 시즌 돌아온 이소영도 적잖은 부담감을 안은 가운데서도 여느 때보다 기복없는 한 시즌을 치렀다”고 했다. GS칼텍스는 시즌 전 예상과 달리 정규시즌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갔고, 시즌 도중 흔들리기도 했지만 막판 강호 IBK기업은행을 제치고 5년만의 봄 배구도 경험했다.
절친한 친구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을 향한 축하도 잊지 않았다. 차 감독과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때부터 장난 섞인 신경전을 벌이고, 매 경기 풀세트 접전을 치르면서도 경기가 끝날 때마다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을 선보여 여러 얘기거리들을 만들었다. 차 감독은 “끝나고 수고했다고 말을 건넸다. ‘우리가 너무 (도로공사 팀의) 힘을 빼버린게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받았다”며 우정이 건재함을 알렸다. 차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도 도로공사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해 주라고 말해줬다”며 “‘외국인 선수가 못 뛴 가운데서도 끈질기게 상대를 괴롭혔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박수받은 경기를 한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전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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