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코로나19의 여파로 서울 잠실야구장은 텅비어있는데 반해 탄천주차장을 관광버스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KBO리그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가능성에 따른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고열 환자가 나와 키움과 두산이 급히 1·2군 훈련을 중단했다.

키움은 16일 퓨처스(2군) 선수가 고열 증상을 보여 1·2군 훈련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키움은 “이날 오전 고양야구장에서 퓨처스팀 훈련을 진행하기 전 체온 측정 과정에서 선수 1명이 38.3도를 기록했다”며 “해당 선수는 구장 인근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검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2군 훈련장에서 2군 선수가 고열 증세를 보였지만 1군 훈련도 함께 중단됐다. 지난 13·14일 고양야구장에서 키움 1·2군이 순차적으로 훈련했기 때문이다. 1군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 사용허가가 늦어진 탓에 키움 1군은 16일부터 고척에서 훈련이 예정돼 있다. 키움은 “1군과 퓨처스팀은 13·14일 시차를 두고 훈련을 진행했으나 일부 동선이 겹친다고 판단해 1군에도 훈련을 중지시켰다”며 “1·2군 선수들에게 귀가 및 격리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불똥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훈련하던 두산 선수단에게도 튀었다.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던 두산 2군이 지난 10일 키움 1·2군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16일 잠실에서 청백전을 치른 뒤 향후 1·2군 훈련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두산 2군은 경기 이천시 전용구장 베어스파크에서 훈련해왔지만, 이날 청백전을 맞아 2군 선수 5명이 잠실을 찾아 1군 선수들과 같은 더그아웃에 머물렀다.

코로나19의 증상이 바이러스 감염 뒤 길게는 2주 뒤에 나타난다는 점 때문에 두산까지 대응에 나섰다. 키움의 고열 증상 2군 선수도 지난 14일까지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수의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릴테지만, 비행기에서 전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KBO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KBO는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 등 코로나19 관련 자문위원들로부터 가이드라인을 받았다.

KBO는 일단 키움 히어로즈에 대만 캠프 귀국 항공편 탑승 때 해당 선수의 앞 뒤 옆 3자리 내에 앉은 선수를 확인해 자가 격리를 요청했다. 해당 블럭 안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는 감염 가능성이 낮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전달 받았기 때문이다. 두산에게도 역시 해당 블럭 내 선수가 있었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 자문을 받아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라며 “최대한 기민하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에는 NC의 홈구장 협력업체 직원이 고열 증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NC 2군의 국내 훈련이 중단된 바 있다.

확진 판정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리그 전체 훈련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류 총장은 “현재까지 받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확진 판정이 나오더라도 접촉이 없는 다른 구단의 훈련 중단은 하지 않는다”며 “확진 판정시 해당 선수의 이동 경로 등에 대한 역학 조사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키움 및 두산의 훈련 여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