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학생단체들이 수업 중 장애인 학생에게 비하발언을 했다며 임모 명예교수(69)의 공개사과 및 해임을 촉구했다. 임 교수는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특별보좌역을 맡았다.
한양대 총학생회·학생인권복지위원회·장애학생인권위원회·경제금융대학 학생회가 14일 발표한 입장문에 따르면 임 교수는 지난 7일 자신의 수업에 출석한 시각장애인 학생을 가리키며 “이 학생은 장애인이다. 장애인인데 배우려고 앉아있다”고 말했다. 또 그의 학습을 돕는 도우미 학생에게도 “거룩한 일을 하고 있다”고 지목하며 수강생들이 두 사람에게 박수를 치도록 유도했다. 또 임 교수는 시각장애인 학생에게 “퀴리 부인을 아느냐, 퀴리 부인을 모르면 장애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도 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총학생회 등은 “장애 학생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장애의 존재를 알리는 개인정보 유출이자, 장애인 학생이 수업을 듣는 것을 특이한 일처럼 묘사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또 공개적으로 수업 시간이 장애인 학생에게 수치심을 주었다고도 지적했다.
총학생회 등은 임 교수가 이전에도 수업 도중 “쟤는 예쁜데 너는 왜 안 예쁘냐” “여자의 매력은 뒷태다” “여자는 시집만 가면 어차피 주름살 생긴다” 등 성차별·성희롱성 발언도 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임 교수가 수업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 학생을 폭행했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 등은 이어 “임 교수에게 문제제기를 했으나, 그에게서 ‘좋은 의도로 한 말이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장애 학생을 비하하고 도를 넘은 폭언을 하고도 사과하지 않는 임 교수를 규탄한다”며 “임 교수에게는 피해 학생뿐 아니라 같은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학교 본부에는 임 교수의 해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총학생회 등은 오는 15일까지 입장문에 대한 답변을 학교 교무처와 임 교수가 속한 단과대학 행정팀에 요청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현재 해당 단과대학에서 여러 학생들의 의견 등을 바탕으로 진상조사 중”이라며 “임 교수의 해임 여부는 수일에 걸친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 수업을 들은 학생들 중 피해 학생들과 다른 취지로 말을 전해들은 학생들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회 측은 “피해 학생이 들은 수업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임 교수의 발언이 올바른 발언인지 의심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임 교수와도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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