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유종의 미’를 생각하고 있다.”
여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이했던 송광민(36·한화)은 2019 KBO 시범경기가 개막한 지난 12일 겨우내 입었던 상처를 털어버린 듯 덤덤하게 말했다. 농담인 듯 진담인 듯 “내일의 해가 떠오르려면 오늘의 해가 지는 게 아니겠나. 선수생활을 잘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도 했다.
어쩌면 춥고 가혹했던 겨울이 그의 마음에 변화를 일으킨 것 같았다. 송광민은 “인생에서 좋은 공부가 됐다”고 표현했다. 부상과 군 입대 문제 등이 겹쳐 적잖은 곡절을 겪었던 프로 생활. 13년차 시즌을 치르고 어렵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준척급 베테랑에게 협상 과정이 편치만은 않았다.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던 FA 협상을 두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가 싸늘한 여론을 마주하기도 했다.
진통 끝에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지만,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본 포지션 3루수 자리를 놓고서는 고졸 신인 노시환이 캠프 기간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뽐냈다. 송광민이 1루수로도 뛸 수 있긴 하지만 김태균, 이성열 두 베테랑에 신인 변우혁에 이르기까지 경쟁자가 많다.
그러나 송광민은 변화를 통해 FA 계약 후 첫 시즌을 담담히 준비하고 있었다. 송광민은 “누구든 잔부상이 많은 선수에게 좋은 시선을 보낼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연말부터 시작했다”고 했다. 에이전트와 구단 간의 FA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1월 송광민은 김태균과 함께 필리핀 클락에서 개인훈련을 했고, 캠프 합류 뒤에도 개인 트레이너를 일본 오키나와까지 불러 휴식일에도 몸을 만들었다. 송광민은 “나이가 있기 때문에 인대나 잔근육,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중점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바뀐 타순에 맞게 타격 접근법도 바꾸려 한다. 지난해 주로 3번 타순에서 팀 중심타선을 이끌었던 송광민은 스프링캠프부터는 2번 타순에 들어서고 있다. 이용규를 9번에, 송광민을 2번에 배치해 득점력을 끌어올리려는 한용덕 한화 감독의 구상이 담겼다. 송광민이 ‘득점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강한 타자’라는 판단도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2번 타순에 나온 송광민은 “초구 타격을 좋아했지만, 중심타선이 상대 투수의 공을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저도 타석에서 공을 많이 보려고 한다”며 “중심타선까지 잘 연결될 수 있게끔 타격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초구사랑’을 보여줬던 송광민은 3번 타순에 많이 들어서며 새 접근법을 깨달았다고 했다.
더 철저하고 독하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그 가운데서도 송광민은 베테랑의 여유를 잃지 않았다. 특히 자신의 경쟁상대가 될 젊은 선수들을 향해서도 “뭔가 보여주려다 보면 기본기를 잊기도 한다”는 애정어린 조언을 하면서 “기본적인 수비 스텝, 송구동작들을 후배들에게 많이 알려줬다. 젊은 선수들이 진지하게 임한 덕에 팀에 긴장감이 흘렀고 캠프 분위기도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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