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은 팀이 올 시즌에도 팀 전력이 강팀으로 분류되는데도 고민이 많다. 야수진, 마운드를 바라보면 고민이 끊이질 않는다. 다만 고민의 성격이 조금 다를 뿐이다.
김태형 감독은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 시범경기 한화전을 앞두고 타순 구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야수진 베스트는 거의 구성됐고, 전날 경기 선발 라인업을 통해 이를 대강 유추할 수 있었다. 김재환-정수빈-박건우이 포진하는 외야, 허경민(3루수)과 김재호(유격수), 오재원(2루수)로 구성된 내야, 포수 박세혁은 예상대로 올 시즌 붙박이 주전으로 뛸 듯 하다.
고민은 1루수-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생긴다. 새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영입으로 기존 오재일과 최주환 사이에 경쟁이 벌어졌다. 김 감독은 아직 정리를 하지 못한 듯 “매일 누구를 빼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대에 조금 못미쳤던 오재일도 전날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여 김 감독의 고민은 더 크다. 김 감독은 “세 명을 모두 기용하려면 최주환이 2루수로 나서는 대신 오재원이 빠질 수 있다. 다만 오재원의 2루 수비가 투수들에겐 더 안정될 수 있으니 이를 고려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매일 컨디션에 따라 기용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야수 고민이 비교적 ‘행복한 고민’이라면, 두산의 불펜 고민은 조금 ‘깜깜한 고민’에 속한다. 김 감독은 시즌 불펜 구상에 대해 “지금까지 전혀 한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의 고민을 마냥 엄살이라 볼 수는 없다. 마무리 함덕주가 건재하고 새로 영입한 배영수, 권혁 등 불펜 요원 후보들은 많지만 김 감독은 시범경기 동안 후보들을 조금더 면밀히 살핀 뒤 결정할 계획이다.
일단 시범경기 첫날 불펜 후보군들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스프링캠프 기간 빠른 공을 자랑하며 올 시즌에도 기대를 불러일으켰던 최대성과 홍상삼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6회 마운드에 오른 홍상삼은 볼넷 2개에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결승점을 내줘 패전투수가 됐다. 7회 등판한 윤명준도 한화 하위타선을 상대로 안타 2개를 내줬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내긴 했지만 상대 도루실패가 아니었다면 실점도 할뻔 했다. 최대성은 4회 등판해 2루타 하나, 단타 하나에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나마 최대성이 속구 대신 변화구로 후속타자들을 삼진, 뜬공으로 솎아내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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