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봄 배구’만 남았다.

2017~2018 도드람 V리그의 마지막 승자가 17일(여자부)·18일(남자부)부터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가려진다. 예년에 비해 ‘깜짝 진출팀’이 없는 이번 시즌에서 시즌 전 우승후보들은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지난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고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했다. 시즌 막판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인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이 먼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지난 3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흥국생명을 누르고 2017-2018 프로배구 여자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관중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흥국생명을 누르고 2017-2018 프로배구 여자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관중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두 팀의 행보는 대조적이었다. 삼성화재가 전반기 연승행진으로 선두를 달리다 중반부터 힘이 빠진 반면, 대한항공은 올스타전 직후 고공비행하며 3위 다툼에서 일찌감치 우위를 점했다. 삼성화재가 타이스 덜 호스트-박철우 좌·우 쌍포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간 반면, 대한항공은 주포 미차 가스파리니와 함께 정지석-곽승석의 공격루트가 위력을 발휘했다.

다만 기복이 심했다는 점은 같았다. 그래서 3전2선승제인 플레이오프에서는 기선을 제압하고 좋은 흐름을 먼저 타는 게 중요하다. 두 팀은 2위 자리가 확정되기 전에도 주전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내지 않는 등 컨디션 관리에 몰두했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이끄는 날개·신영석의 센터진 가릴 것 없이 고른 기량이 강점이다. 상대가 어느 경로를 봉쇄해야 할지 가늠하기 힘들다. 문용관 KBS 해설위원은 “현대캐피탈을 상대하는 팀에게는 강한 서브로 리시브를 흔들어 공격 루트를 하나라도 더 줄이는 전술이 필요하다”며 “어느 팀이든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팀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부에선 한국도로공사가 IBK기업은행-현대건설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맞붙는다. 도로공사는 V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노린다. 2014~2015시즌 정대영-이효희를 영입하고 니콜 포셋을 앞세워 정규시즌을 우승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기업은행에 3패로 무너졌다.

이번에는 두 베테랑에 레프트 박정아-센터 배유나가 뒤를 받치고 이바나 네소비치도 주포로 제 역할을 하고 있어 우승 찬스를 맞이했다. 이숙자 KBS 해설위원은 “두 베테랑에겐 이번 시즌이 우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정규시즌 수비 비중이 높았던 문정원이 큰 경기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의 상대로는 IBK기업은행이 유력해 보인다. 국가대표 김희진이 건재한 가운데 주포 매디슨 리쉘(등록명 메디)의 폭발력도 여전하다. 다만 김사니(은퇴)-남지연(흥국생명) 등 두 베테랑에 삼각편대 한 축이던 박정아가 빠져 예년만큼의 조직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이정철 감독이 들고 나올 지략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건설은 시즌 도중 외국인 공격수를 교체하는 등 전력 부침이 심했다. 이다영이 주전 세터로는 처음 봄 배구를 맞는 가운데, 양효진-김세영으로 이뤄진 센터진의 경험과 높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