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파다르가 지난 1월 13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스파이크 서브를 넣고 있다. 현대캐피탈 제공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파다르가 지난 1월 13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스파이크 서브를 넣고 있다. 현대캐피탈 제공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강한 서브는 현대 배구에서 특히 강조되는 덕목이다. 그 강한 서브를 잘 받는 팀은 매끄럽게 공을 전개해 다양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강한 서브를 잘 때리고 또 잘 리시브하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건 당연한 명제에 가깝다.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에서도 이것이 증명되고 있다. 27일 현재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선두를 달리는 대한항공(승점 68·23승10패)과 그 뒤를 바짝 쫓는 현대캐피탈(승점 65·24승9패)은 팀 서브 순위와 리시브 순위에서 모두 상위에 올라있다.

현대캐피탈은 세트당 서브 득점 1위(1.874점), 팀 리시브 효율 2위(42.73%)를 각각 달리고 있다. 올 시즌 가장 먼저 100개의 서브 득점을 기록한 외국인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팀 전체 서브득점(238개)의 거의 절반을 담당한 가운데 전광인도 세트당 서브 득점 9위(0.311점)에 올랐다. 전광인은 리시브 효율도 4위(49.63%)를 기록해 이 부문 5위에 오른 백전노장 리베로 여오현과 함께 팀의 리시브 라인도 책임지고 있다.

지난 26일 삼성화재전에서 현대캐피탈은 이 강점을 마음껏 뽐내며 승리했다. 레프트 허수봉이 조금 흔들리긴 했지만 전광인이 리시브 효율 46.67%, 여오현이 60%를 각각 기록하며 굳건히 버텼다. 현대캐피탈은 팀 서브득점에서도 11-2로 상대를 크게 앞섰다. 이날 파다르와 전광인이 V리그 출범 이후 처음 기록한 한 경기 한 팀 동시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서브·블로킹 3득점 이상)은 둘의 강서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한항공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서브 득점 순위는 3위(1.500점)로 다소 처져있지만 팀 리시브 효율이 1위(47.63%)다. 라이트 밋차 가스파리니의 뒤를 공·수를 두루 갖춘 레프트 곽승석·정지석이 받치고 있다. 개인 리시브 효율 순위에서 정지석과 곽승석은 다른 팀 리베로들을 제치고 2·3위에 나란히 올라있다. 정지석은 서브 순위도 6위에 오르는 등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의 가치를 뽐내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와 조재성을 앞세워 팀 서브 득점 2위에 올라있긴 하지만 팀 리시브 순위가 6위에 머물며 봄 배구 진출이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공격수 타이스 덜 호스트의 서브가 유독 불안한데다 박철우 외에 뚜렷한 강서버가 없는 점, 지난 시즌 팀의 리시브를 도맡았던 류윤식이 빠진 점 등이 겹쳐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전력 역시 강서버와 리시버가 부족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현대 배구가 요구하는 공·수를 두루 갖춘 날개 공격수들을 둔 팀만이 우승을 놓고 다툴 자격을 얻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