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대회에서 우승하고 V리그 1라운드를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여자배구 KGC인삼공사의 돌풍은 거셀줄 알았다. 그러나 인삼공사는 정규리그 마지막 6라운드에서 최하위를 굳혀놓고 있다. 이제는 단일시즌 최다연패 기록의 불명예를 떨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인삼공사는 지난 24일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시즌 개막과 함께 11연패에 빠졌던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로 승점 29(9승19패)를 기록하며 인삼공사(승점 18·5승22패)와의 승점차를 11로 벌렸다. 인삼공사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도 최하위를 확정하게 된다.
팀 공격의 거의 절반을 책임지는 외국인 알레나 버그스마가 3라운드부터 발목 부상으로 빠졌고, 복귀한 뒤에도 부상 여파로 공격성공률이 36.45%까지 떨어져 지난 두 시즌 보여줬던 40%대 공격성공률에 못미쳤다. 리베로 오지영이 버틴 수비는 여자부 팀들 중 중위권을 지켰지만 센터가 중심이 되는 속공·이동공격을 빼면 팀 공격지표는 거의 대부분 최하위에 머물렀다.
상위권 순위 다툼에서 이탈한 뒤 인삼공사는 신인 박은진, 이예솔, 나현수 등을 기용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동시에 반전을 꾀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여자부 컵대회 최우수선수(MVP) 최은지가 이전 팀에서보다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서남원 인삼공사 감독은 24일 현대건설전을 마치고 “알레나가 부상 이후 컨디션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국내 선수들이 도와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시즌 순위가 결정됐지만 인삼공사에 승리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 인삼공사는 이날 패배로 시즌 17연패에 빠졌다. V리그 출범 이후 여자부 단일 시즌 최다 연패기록 2위에 해당한다. 이전 2위 기록인 흥국생명의 14연패(2009~2010시즌)와도 차이가 꽤 벌어졌다. 만약 남은 3경기를 모두 진다면 이제는 단일 시즌 최다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인삼공사가 2012~2013시즌 세웠던 20연패의 불명예에 스스로 근접하고 있는 중이다.
불명예를 털어내고 싶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올시즌 프로배구 여자부의 순위 다툼이 여느 때보다 치열하기 때문이다. 단 이틀을 쉬고 2위 한국도로공사와 만나고, 또 이틀 휴식 뒤에 바로 선두 흥국생명과 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두 자리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1·2위 두팀은 최상의 전력을 가동할 확률이 높다. 다음달 6일 올 시즌 마지막 경기 상대인 4위 IBK기업은행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가시권에 둔 채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보여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최하위·최다연패의 굴욕을, 다가올 신인드래프트에서 최대어 정호영(선명여고·1m90)을 지명하면서 풀어내고 싶겠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당초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 추첨 확률이 여자부는 6위 50%, 5위 35%, 4위 15% 순으로 배당됐지만 돌아오는 드래프트에서는 6위 35%, 5위 30%, 4위 20%로 바뀌었다. 여기에 나머지 15%의 확률도 1~3위 팀이 나눠 갖게되면서 인삼공사가 최하위를 하고도 드래프트 1순위를 놓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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