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진 전력이 거의 바뀌지 않은 디펜딩 챔피언 두산에서 거의 유일하면서도 가장 큰 변수는 선발 원투펀치다. 2년간 도합 62승을 합작한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는 각각 미국으로 떠났다. 빈 자리는 라울 알칸타라-크리스 프렉센이 대신한다.
아직 둘의 활약 여부엔 물음표가 달려있다. 그래도 우려가 크지만은 않고 기대감도 무르익는다. 호주 질롱에서의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캠프에 돌입한 두산 선수단에서 두 선수는 외인 선수의 1차 과제라는 ‘적응’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
프렉센은 일본 출국 전 “아직 모든 선수들과 친해졌다고 할 순 없지만, 다들 두 팔 벌려 환영해준 덕에 팀 적응이 어렵지 않다”며 “투수 조장 유희관과 한국 무대를 경험했던 알칸타라가 한국 야구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알칸타라 역시 캠프 도중 “편하게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알칸타라는 같은 스페인어권 국가인 쿠바 출신 호세 페르난데스 덕에 더욱 빠르게 팀에 적응중이다. 두산에서 첫 시즌을 보내는 두 투수는 우승팀의 여유 속에 열의 넘치는 분위기에 만족하고 있다.
선수단과 친해지는 것만큼 중요한 건 팀의 에이스 역할도 제대로 해줄 수 있느냐다.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 윤곽은 어느 정도 그려놓고 있지만 아직 누구를 1선발로 둘지는 정하지 않았다. 최근 몇년간 하지 않았던 고민을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하게 됐다. 두산은 2011~2017년에는 더스틴 니퍼트가, 2018~2019년은 린드블럼이 에이스 역할을 맡았고 다른 투수가 그 뒤를 받치는 구도로 선발진을 운용했다.
알칸타라가 한국 무대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시즌 KT에서 뛸 때 후반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알칸타라에게 받았던 좋은 인상을 전했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2600개 이하의 공으로 170이닝 이상을 소화한 유일한 투수였던 알칸타라는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투수를 선호하는 김 감독과도 잘 맞는다. 프렉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때 상위 평가를 받았으며 좋은 공을 갖고 있는 투수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반면 아직 ‘완성형 투수’라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 또한 따른다.
그러나 아직 누구를 1선발로 둘지는 정하지 못했다. 두 투수 아직 캠프에서 실전등판하지 않았다. 지난 18일 호주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두 투수의 실전 투구를 보려고 했으나 비가 내려 취소됐다. 두산은 미야자키에서 열리는 일본 팀과의 친선대회인 ‘구춘대회’에 지난 24일 이영하를, 25일 이용찬을 각각 선발등판시키기로 했다. 김태형 감독은 “아직 프렉센은 경기 운영하는 걸 보지 못했다”고 했지만 실제 경기 운영 여하에 따라 프렉센이 팀 에이스로 떠오를 여지가 있다. 물론 걱정이 크지는 않다. 김 감독은 “이영하가 24일 경기 등판을 자청했다. 1선발 욕심이 있나보다”라며 여유롭게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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