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4일]맹타 이택근·수비하는 서건창…베테랑이 불 붙이는 ‘키움 경쟁’

키움 대만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훈련하는 이택근(왼쪽)과 서건창. 키움히어로즈 제공

 

KBO리그의 대표적인 ‘젊은 팀’ 키움의 주전경쟁이 베테랑들의 가세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 시즌을 쉬었던 이택근이 1군 캠프에 합류했고, 지명타자 출전이 많아졌던 서건창이 2루수 복귀 의지를 불태우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만 가오슝에서 1군 스프링캠프를 진행중인 키움은 지난 20일 훈련구장을 이동하면서 이택근을 합류시켰다. 이택근은 대만 타이난에서 진행중이던 퓨처스(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었다. 이택근은 지난해 부상과 선수 폭행 파문 등 여파로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러나 복귀 의지를 불태우며 5억원이던 연봉이 5000만원으로 90% 깎이는 것을 감수한 끝에 새 시즌 명예회복에 나섰다.

키움의 베테랑 선수들은 이택근의 합류를 반겼다. 이택근의 합류는 팀에게도 반가운 일이었다. 지난 23일 대만 프로야구 라쿠텐과의 연습경기에서 이택근은 6회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2점 홈런을 뽑아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택근이 앞으로 이어질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 1군에 연착륙한다면 키움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된다. 현재 키움은 이정후를 빼고는 외야 두 자리를 놓고 선수들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김규민-임병욱 등 기존 주전들 외에 이택근까지 외야 경쟁자로 나선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의 공백이 아직은 염려되지만, 이택근은 2014~2018년 5년 동안 매년 100경기 이상 뛰었고 4시즌에는 타율 3할을 넘겼을만큼 빼어난 타격기술을 보유했다.

서건창은 2루수 경쟁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캠프 기간 내내 꾸준히 2루수 수비를 연습해왔고, 23일 연습경기에서도 1번·2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서건창은 이택근만큼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키움 팀 내에서 베테랑 축에 속한다. 2016~2018년 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2루수 자리에서만큼은 어느 정도 밀려있던 점도 이택근과 닮았다. 서건창은 지난해 정규시즌 113경기에 나서 타율 0.300을 채우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팀의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해왔지만 2루수로의 평가는 좋지 못했다. 수년 전 부상의 여파로 수비능력이 감소했다는 평가를 들었던 데다, 2018년부터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때가 많았다. 포스트시즌 때도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그 때문에 키움의 2루수 자리는 팀 내야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 됐다. 1루수 박병호-유격수 김하성-3루수 테일러 모터가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2루수는 서건창 외에 김혜성, 김주형 등 신예들이 노리는 자리가 됐다. 김혜성은 2년간 258경기를 뛰며 팀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서건창은 캠프에서 좋은 몸놀림을 보이며 타격에 수비까지 모두 되는 선수로 다시 자리매김할 준비에 나섰다. 곧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수비능력이 떨어지는 ‘반쪽짜리 선수’로 남을 수 없다는 각오를 더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격수 김하성이 올 시즌 후 해외진출을 앞둔 상황에서, 서건창의 맹활약은 향후 유격수 전향을 준비할 김혜성, 김주형 등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키움의 기대는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