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4일]장시호 ‘입’ 지켜보려는 최순실?

ㆍ최순실, 안 나가도 되는 ‘장시호 관련 공판’에 굳이 출석한 이유는
ㆍ재판 챙기겠단 의지에 불리한 증언 압박 의도도…이따금 장씨 쳐다봐

최순실씨(왼쪽 사진)와 그의 조카 장시호씨(오른쪽)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씨(61)가 자신의 혐의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사안을 다루는 재판에도 직접 법정에 나와 재판을 챙기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 등이 나오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씨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장시호씨(38) 공판에서 장씨가 운영했던 회사 ‘더스포츠엠’ 전 대표 한모씨(36)를 증인신문하는 자리에 출석했다.

앞서 지난 17일 재판부는 최씨에게 이 증인신문에는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고지했다. 한씨가 받은 검찰 조사 기록에 대해 최씨 측이 재판 증거로 사용하는 것을 동의했기 때문에 굳이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며 사실관계를 다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씨 측 권영광 변호사는 “증인에 대해 동의해 반대신문 시간이 할애돼 있지는 않지만 혹시나 몇 가지 (참고할) 부분이 나올 수 있다”며 “양해해주신다면 최씨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허용했고 최씨는 직접 법정에 나왔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는 대거 불응했던 최씨가 자신의 재판은 빼놓지 않고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장씨가 특검에 최씨의 태블릿PC를 제출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한 차명폰 번호를 알려주는 등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고 다수 증인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을 압박하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장씨 측은 더스포츠엠의 실질적인 운영자가 최씨였다고 주장했다. 또 한씨는 장씨로부터 대표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기는 했지만 최씨를 본 적이 있고, 더스포츠엠에 대해 지시도 받았다고 증언했다. 

법정에서 장씨는 줄곧 증인 쪽만 응시했지만 최씨는 이따금씩 장씨 쪽을 쳐다보기도 했다. 최씨는 자신의 회사 전 자금담당자에 대한 다음달 증인신문에도 재판부는 나올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출석할 계획이다. 

이혜리·윤승민 기자 lh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