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게 목표다. 내 자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화의 올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베테랑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오프시즌 계약을 두고 진통을 겪지 않은, 비교적 자기 자리가 굳건해 보이는 선수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임시 주장에 이어 올해도 주장을 맡은 외야수 이성열은 “작년 성적이 좋다고 올해 내 자리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리를 뺏기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해 팀내 홈런 1위(34개), 타점 2위(102타점)를 기록한 타자로는 겸손이 지나치다고 느껴질 정도다.
지난해 35세이브로 이 부문 1위였던 정우람도 이번 캠프에서 “많은 세이브를 욕심 내지는 않는다”면서도 “고참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고 말했다. 올해 붙박이 중견수로의 변신을 꾀하는 정근우도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어떻게든 출전해 더 많은 경기를 뛰는게 목표”라고 할 정도다. 베테랑으로 대우받기 위해서는 더 치열하게 경쟁하고 좋은 성적을 보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한화 캠프 내에 자리잡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 속에 팀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젊은 선수들의 열망은 더 커졌다. 특히 한화가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뒤 ‘강팀의 일원이 될 수 있겠다’는 점이 젊은 선수들에게 더 큰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은원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줘왔던 한화는 이번 캠프에 6명의 신인을 데려가며 올해도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즌 개막까지는 아직 한달이 남았고 연습경기의 성적이 정규시즌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화의 젊은 선수들이 연습경기에서 선보이는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공격과 수비에서 두루 ‘신인답지 않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내야수 노시환은 한화가 치른 연습경기 4경기 중 3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거포 유망주 변우혁도 지난 14일 삼성전에서 2루타 포함 멀티 안타를 기록한 뒤 지난 16일 주니치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여기에 10라운드로 지명됐던 대졸 신인 우완 박윤철도 지난 18일 주니치 1군을 상대로 3이닝 무피안타 비자책(1실점)으로 잘 던져 기대감을 더했다.
신인들이 연습경기에서 베테랑들보다 특출나게 많은 기회를 얻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근우와 이성열, 송광민에 제라드 호잉까지 주축 타자들도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경기당 평균 2~3타석씩은 소화하고 있다. 타석에서만큼은 기존 베테랑들과 기대가 큰 신인들이 큰 차이 없이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고, 그 가운데서도 신인 선수들이 밀리지 않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베테랑들도 조금씩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송광민은 연습경기 4경기에 모두 출전해 매경기 안타 하나씩을 때려냈고 이성열도 4경기 중 3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한화의 핵심 불펜요원이 될 이태양과 안영명도 18일 주니치 1군을 상대로 각각 1이닝을 던져 무실점으로 막았다. 아직 연습경기 4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18일 주니치 1군을 상대로 4-4 무승부를 거둔 한화는 경쟁의 순기능이 시즌 개막 후에도계속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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