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지 강국’ 독일에서 온 귀화 선수 아일린 프리쉐(26·경기도체육회)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 대회를 8위로 마쳤다. ‘깜짝 메달’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한국 동계올림픽 루지 종목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프리쉐는 13일 강원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루지 여자 싱글 1~4차 주행에서 도합 3분6초400을 기록했다. 전날 열린 1·2차 주행을 7위로 마쳤던 프리쉐는 이날 전반적으로 더 늦은 기록으로 경기를 마쳐 순위가 밀렸다.
프리쉐는 3차 주행에서 선수들 중 가장 빠른 4초310의 스타트 기록을 냈지만,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속도를 내지 못했다. 3차 주행 기록은 46초751, 순위는 13위였다. 1~3차 주행 합산 기록 상위 20명만 뛸 수 있는 4차 주행에서는 그보다 늦은 46초843을 기록했다. 스타트 성적은 4차 주행 때도 선수 20명 중 두번째였으나 뒷심이 아쉬웠다.
프리쉐는 1차 주행에서는 5위에 올라 메달권 진입을 눈 앞에 뒀다. 그러나 주행이 거듭될수록 오히려 기록이 나빠져 아쉬움을 더했다. 프리쉐는 경기 후 “스타트에 비해 주행 속도가 느린 이유는 차차 분석하면서 알아갈 것”이라며 “경기 도중 눈이 내린 게 속도 저하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리쉐는 주니어 시절인 2012년 독일 쾨닉세에서 열린 국제루지연맹(FIL)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15~2016 시즌을 앞두고 독일 대표에 선발되지 못해 선수 생활을 포기할 상황에 놓였다. 이 때 대한루지경기연맹이 프리쉐를 찾아와 귀화를 제안했고, 프리쉐는 2016년 12월 귀화해 한국 국가대표가 됐다.
메달권에 출사표를 던지긴 했지만, 평창 올림픽을 앞둔 2017~2018 FIL 월드컵 성적은 좋지 못했다. 9차례 열린 월드컵 경기 중 3차례 밖에 진출하지 못했고, 최고 성적도 16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홈코스인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는 더 나은 기량을 발휘했고, 한국 동계올림픽 루지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함께 뛴 성은령(26·대한루지경기연맹)은 3차 예선에서 20위를 기록해 4차 주행에 진출했다. 1~4차 도합 3분8초250을 기록해 최종 순위는 18위가 됐다. 2014 소치 대회에 이어 두번째 올림픽을 경험한 성은령은 소치 대회 29위보다 나은 성적을 올렸다.
올림픽 금메달은 루지 여자 싱글 최강자인 독일의 나탈리 가이젠베르거(30)에게 돌아갔다. 1·2차 주행 때도 1위였던 가이젠베르거는 이변 없이 4차 주행까지 도합 3분5초232를 기록, 선두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가이젠베르거는 2014 소치 대회 2관왕에 이어 올림픽 세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독일은 다자나 아이트베르거(27)도 3분5초59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가져가게 돼 루지 강국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특히 남자 싱글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펠릭스 로흐(29)가 막판 주행 실수로 메달을 놓친 아쉬움도 풀었다. 동메달은 캐나다의 알렉스 고프(31)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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