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부상으로 한때 선수생활 기로서
ㆍ작년 월드컵 100점으로 ‘평창행’
ㆍ종목 사상 첫 올림픽 3연패 포효
전광판에 점수를 확인한 순간, ‘의 전설’ 숀 화이트(32·미국·사진)는 를 내던지고 무릎을 꿇었다. 완벽한 연기를 마친 뒤의 흥분이 속에서 차올라 눈물로 바뀌었다. 한때 부상으로 선수 생활의 기로에 놓인 적도 있었지만, 화이트는 극복해내고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짜릿한 반전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화이트가 결선 3차 시기의 빼어난 연기로 승부를 뒤집으며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화이트는 14일 강원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남자 결선에서 97.7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화이트는 전날 예선에서 98.50점을 받아 결선 금메달 획득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결선 2차 시기까지는 일본의 스노보드 신성 히라노 아유무(20)에게 뒤져 있었다. 화이트가 1차 시기를 94.25점으로 마쳤지만, 히라노가 2차에서 연속 네 바퀴 회전-연속 세 바퀴 반 회전을 연달아 선보이며 95.25점을 따내 1위를 빼앗았다.
반전은 3차 시기에서 일어났다. 히라노가 공중에서 세 바퀴 반을 돈 뒤 엉덩이부터 떨어져 레이스에 사실상 실패했다. 마지막 선수로 나선 화이트는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첫 점프에서부터 연달아 공중 네 바퀴 회전을 성공시켰다. 공중에서 손으로 보드를 잡는 그랩 동작으로 한 차례 숨을 고른 뒤, 다시 세 바퀴 반을 연이어 돌아 완벽히 착지했다. 연기에 만족한 듯 포효하는 화이트를 애써 외면하며 히라노는 고개를 떨궜다. 화이트는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종목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개인 통산 3번째 금메달을 땄다.
화이트의 금메달은 부상을 딛고 돌아와 얻은 것이라 더욱 값지다. 2006·2010 올림픽에서 연속 금메달을 땄지만, 2014 소치 올림픽에서 4위에 머물러 “더 이상 황제가 아니다”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지난해 10월엔 훈련 도중 넘어져 얼굴에 62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당해 평창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에서 100.00점 만점을 따내 우려를 기대로 바꿨다.
화이트는 “사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연속 공중 4회전을 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만큼 이번 올림픽 도전은 쉽지 않았다”며 “부상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극복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화이트는 자신을 롤모델로 삼았다는 20대 초반 선수들과 나란히 시상대에 섰다. 전설은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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