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후보 4명의 두번째 TV 토론은 ‘탐색전’이었던 지난 3일 첫 토론에 비해 격렬했다. 첫 토론 때 언급되지 않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관련 의혹이 주제로 오르는 등 네거티브 이슈가 정책 토론 때 언급됐다. 서로 “허위주장을 한다”(이 후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엉터리”(윤 후보) 등 특히 양강 주자들이 서로 ‘허위’라고 주장하며 거칠게 맞붙었다. 최근 여·야 양측으로부터 ‘단일화 대상’으로 떠오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각종 수치를 제시하며 양강 후보의 검증에 나섰다.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2030 청년 정책’ 토론 시간에 이 후보에게 ‘대장동 개발 당시 임대주택 비율 및 개발 이익의 행방’에 대해 질문했다. 이 후보는 이에 해명한 뒤 윤 후보에게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물었다. 후보 배우자 관련 의혹은 첫번째 4자 토론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었다.
윤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백현동 개발 특혜’ 등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꺼내들었다. 반면 이 후보는 ‘코로나19 방역·대책’ 토론 시간에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도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본부를 압수수색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며 윤 후보와 무속인 및 신천지와의 연관성을 제기했다.
두 후보의 공방이 거칠어지면서 상대를 향해 “앞뒤가 다르다” “거짓말” “근거없는 네거티브” 등 험한 말이 오갔다. 윤 후보가 “(이 후보가) 친중·친북·반미라는 이념적 지향에서 단단히 서있는 것”이라고 하자 이 후보는 “명색이 법률가이신데 허위주장을 너무 많이 하신다. 어떻게 거짓말로 상대방에게 질문할 수 있나 의심스럽다”고 했다. 윤 후보는 자신의 사드(THAAD·고고도 미시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 등을 두고 이 후보가 “잘못된 이야기임을 인정하라”고 하자 “이 후보 말씀이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엉터리 이야기”라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심 후보의 노동관 관련 질문에도 “허위사실로 엉터리 규정짓기”라고 반박했다.
정책 토론 시간에 두 후보가 네거티브 이슈를 제기하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이건 주도권 토론이 아니지 않느냐”며 “청년들이 다 지금 지켜보고 있다. 지금은 청년 얘기에 한정해서 이야기 하자”고 제지시켰다. 심 후보는 사회자에게 “(특정 후보에게) 발언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면 사회자가 균형을 맞춰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자체적으로 추산한 수치를 바탕으로 공약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물었다. 국가예산에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을 안 후보는 20조, 윤 후보는 50조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이 후보 공약에 필요한 재원을 최대 2000조라고 하자, 이 후보는 재원이 “300조를 넘지 않는다. 2000조는 어디에서 나온 말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첫 토론 때 다른 후보로부터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합의를 이끌었던 안 후보는 정책에 대한 주도권 토론 때 국민연금 관련 다양한 수치들을 제시했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의식한 듯 이·윤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주로 동의를 구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현 정부 검찰개혁의 문제점에 대해, 이 후보는 거대 양당 중심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 안 후보에게 물었고 안 후보는 질문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두 후보가 서로를 공격하다 시간이 모자라자 안 후보에게 질문을 던져 ‘우회 공격’하기도 했다. 반면 안 후보는 모두발언부터 “갑자기 정치보복 논란이 불거졌다. 저는 기득권 양당 후보로 누가 당선되더라도 5년간 국민은 반으로 갈라져 싸울거다”라며 거대 양당에 대해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여수 여천NCC 폭발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위로를 언급하며 “위기에 강한 유능한 리더”를 재차 강조했다. 윤 후보는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 상식을 바로세우겠다”고 말했고, 심 후보는 “녹색 대통령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첫 토론과 같은 자신의 슬로건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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