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대 대선 후보 4명의 두번째 TV 토론은 ‘탐색전’이었던 지난 3일 첫 토론에 비해 격렬했다. 첫 토론 때 언급되지 않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관련 의혹이 주제로 오르는 등 네거티브 이슈가 정책 토론 때 언급됐다. 서로 “허위주장을 한다”(이 후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엉터리”(윤 후보) 등 특히 양강 주자들이 서로 ‘허위’라고 주장하며 거칠게 맞붙었다. 최근 여·야 양측으로부터 ‘단일화 대상’으로 떠오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각종 수치를 제시하며 양강 후보의 검증에 나섰다.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2030 청년 정책’ 토론 시간에 이 후보에게 ‘대장동 개발 당시 임대주택 비율 및 개발 이익의 행방’에 대해 질문했다. 이 후보는 이에 해명한 뒤 윤 후보에게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물었다. 후보 배우자 관련 의혹은 첫번째 4자 토론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었다.

윤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백현동 개발 특혜’ 등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꺼내들었다. 반면 이 후보는 ‘코로나19 방역·대책’ 토론 시간에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도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본부를 압수수색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며 윤 후보와 무속인 및 신천지와의 연관성을 제기했다.

두 후보의 공방이 거칠어지면서 상대를 향해 “앞뒤가 다르다” “거짓말” “근거없는 네거티브” 등 험한 말이 오갔다. 윤 후보가 “(이 후보가) 친중·친북·반미라는 이념적 지향에서 단단히 서있는 것”이라고 하자 이 후보는 “명색이 법률가이신데 허위주장을 너무 많이 하신다. 어떻게 거짓말로 상대방에게 질문할 수 있나 의심스럽다”고 했다. 윤 후보는 자신의 사드(THAAD·고고도 미시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 등을 두고 이 후보가 “잘못된 이야기임을 인정하라”고 하자 “이 후보 말씀이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엉터리 이야기”라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심 후보의 노동관 관련 질문에도 “허위사실로 엉터리 규정짓기”라고 반박했다.

정책 토론 시간에 두 후보가 네거티브 이슈를 제기하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이건 주도권 토론이 아니지 않느냐”며 “청년들이 다 지금 지켜보고 있다. 지금은 청년 얘기에 한정해서 이야기 하자”고 제지시켰다. 심 후보는 사회자에게 “(특정 후보에게) 발언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면 사회자가 균형을 맞춰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자체적으로 추산한 수치를 바탕으로 공약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물었다. 국가예산에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을 안 후보는 20조, 윤 후보는 50조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이 후보 공약에 필요한 재원을 최대 2000조라고 하자, 이 후보는 재원이 “300조를 넘지 않는다. 2000조는 어디에서 나온 말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첫 토론 때 다른 후보로부터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합의를 이끌었던 안 후보는 정책에 대한 주도권 토론 때 국민연금 관련 다양한 수치들을 제시했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의식한 듯 이·윤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주로 동의를 구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현 정부 검찰개혁의 문제점에 대해, 이 후보는 거대 양당 중심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 안 후보에게 물었고 안 후보는 질문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두 후보가 서로를 공격하다 시간이 모자라자 안 후보에게 질문을 던져 ‘우회 공격’하기도 했다. 반면 안 후보는 모두발언부터 “갑자기 정치보복 논란이 불거졌다. 저는 기득권 양당 후보로 누가 당선되더라도 5년간 국민은 반으로 갈라져 싸울거다”라며 거대 양당에 대해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여수 여천NCC 폭발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위로를 언급하며 “위기에 강한 유능한 리더”를 재차 강조했다. 윤 후보는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 상식을 바로세우겠다”고 말했고, 심 후보는 “녹색 대통령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첫 토론과 같은 자신의 슬로건을 강조했다.

윤승민·조문희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