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약 한 달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의 움직임은 대선 시기 기존의 여당 후보 공식과 사뭇 다르다. 임기 말에도 높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때문에 현 정부와의 차별화 대신 ‘샤이 민주당’ 결집에 나섰고, ‘후보 단일화’ 카드까지 거론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7~9일 18세 이상 1007명에게 실시해 10일 공개한 2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NBS)를 보면,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모두 35%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9%,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4%였다.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43%였다. 11월 3주차부터 이번 조사까지 11번의 NBS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모두 40%를 넘겼다. 임기 말 지지율이 떨어지던 과거 대통령의 전례와는 다르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와 민주당은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 시기에 맞춰 2002년 16대 대선의 노무현 후보와 2012년 18대 대선 박근혜 후보가 했던 것처럼 ‘현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대선을 한 달 앞두고도 높은 지지율을 견고히 유지하면서 이 후보와 민주당은 차별화와는 다른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친문반이’ 지지층 결집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 이낙연 전 대표를 총괄선거대책위원장직에 앉히고,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이 “문 대통령을 퇴임 후 지켜낼 후보는 이재명”이라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에 반감이 있는 일부 호남과 친문 지지층, 지지 의사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는 ‘샤이 민주당’ 유권자까지 흡수하려는 시도다.
민주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카드도 최근 수면 위로 꺼내들고 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부동층 및 중도층 표심이 목마른 민주당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정책 발표가 주목을 받을 시기는 끝났고, 이제는 판을 흔드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의 효과는 양면적일 수 있다. 범여권 지지층의 내부 결집을 강조하다보면 현 정부에 실망한 중도층과 부동층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안 후보가 과거 이끌었던 국민의당의 기반인 호남 민심을 끌어올 수는 있으나 분당사태를 일으켰던 안 후보에 대한 반감을 가진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단일화 카드의 방식과 목적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1997년 15대 대선의 ‘DJP 연합’을 이루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단일화 작업을 야권 단일화를 막는 도구로 쓰면서 1987년 13대 대선처럼 3자 구도를 만들어 야권 표를 분산시키자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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