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CAS “증거 불충분, 무혐의 아냐”
ㆍ남은 11명은 영구 출전금지 해제
ㆍ러시아, 소치 금메달 최소 2개 복권
ㆍIOC “도핑과의 싸움 타격” 항소 뜻

[평창 G-7]‘도핑 징계’ 러 선수 28명 무더기 ‘무효’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국가 주도의 조직적 도핑에 연루돼 올림픽 출전 길이 막혀 있던 러시아 선수들의 이의 신청을 상당수 받아들였다. 징계를 내렸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CAS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매튜 리브 CAS 사무총장(사진)은 1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항소를 제기한 선수 39명에 대해 면밀히 조사한 결과 28명은 반도핑 규정을 어겼다는 증거가 부족해 IOC의 징계를 무효로 한다”고 밝혔다. 리브 사무총장은 “채취한 샘플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거나 선수가 직접 도핑 사실을 시인하는 등의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단 근거를 밝혔다. 다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의미일 뿐 해당 선수들이 무혐의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이번 결정의 의미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CAS는 나머지 11명에 대해서는 “반도핑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만한 증거들이 많다”면서도 IOC가 이들에게 내린 ‘올림픽 영구 출전 금지’ 징계는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11명의 출전 제한은 차기 올림픽인 2018 평창 올림픽으로 한정했다.

IOC 윤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선수 및 관계자 43명에게 소치 올림픽에서 딴 메달을 취소하고 향후 올림픽에 출전할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징계를 내렸다. 러시아가 선수단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도핑 결과를 조작해 경기력 향상 약물(PED)을 복용한 선수들이 도핑에 걸리지 않고 경기를 뛰었다는 폭로가 나왔고 이에 대한 조사를 벌여 징계를 결정했다.

그러나 한 명을 뺀 42명이 CAS에 자신이 결백하다며 제소했고, CAS는 이들 중 39명에 대한 청문회를 지난달 열었다. CAS는 “이번 청문회는 소변 샘플 바꿔치기 등 러시아의 조직적인 불법 행위에 각 선수들이 직접적으로 연관됐는지를 따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징계가 해제되는 선수들이 소치 올림픽에서의 성적을 인정받으면 잃었던 메달도 되찾게 된다. 그러면 1위에서 4위로 내려온 러시아의 메달 순위도 다시 바뀐다. 징계가 해제된 28명 중에는 소치 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와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4×10㎞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드르 레그코프도 포함돼 있어 최소 2개의 금메달을 다시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CAS의 이번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징계가 취소된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러시아 정부 대변인은 “러시아 선수들에게 매우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IOC는 반발했다.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이날 입장을 내고 “이번 징계 무효 결정은 향후 불법 도핑과의 싸움에 심대한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징계가 풀린 28명이 곧장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징계가 해제됐다고 해서 IOC가 해당 선수들에게 즉시 출전을 허가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IOC는 “CAS가 강조했던 대로 이번 결정이 28명이 약물로부터 결백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CAS 결정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뒤 스위스연방재판소 항소를 포함한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