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한국 이승훈 vs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
이승훈(30·대한항공)과 스벤 크라머(32·네덜란드)는 모두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최강자들로 꼽히지만 ‘주종목’은 조금 다르다. 크라머는 5000m에, 이승훈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둘의 인연은 올림픽 1만m 경기에서 시작됐다. 2010 밴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경기에서 크라머는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인코스·아웃코스 구분이 엄격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서 아웃코스를 돌아야 할 때 한 차례 인코스를 돌아 실격처리됐다. 강력한 우승후보 크라머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이승훈은 그렇게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크라머의 실수로 벌어진 이 장면이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이승훈과 크라머는 올림픽 시상대에 두 차례 나란히 섰다. 2010 밴쿠버 올림픽 때는 남자 5000m에서, 2014 소치 올림픽 때는 남자 팀 추월에서 크라머가 금메달을, 이승훈이 은메달을 각각 땄다. 둘은 평창에서 올림픽 맞대결 3라운드를 벌이게 된다.
크라머는 5000m 왕좌 수성과 자신의 실수로 놓친 1만m 첫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크라머는 소치 올림픽 때는 팀 동료 요리트 베르스마에게 1만m 금메달을 내줬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크라머는 2017~2018 국제빙상연맹(ISU) 남자 5000m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ISU 월드컵 대회가 5차례 열렸는데, 크라머는 4·5차 대회에 휴식을 이유로 불참하고도 1~3차 대회를 모두 우승해 랭킹 2위에 올랐다.
이승훈은 4개 종목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5000·1만m와 팀 추월에 이어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노린다. 참가 선수들이 동시에 트랙을 돌며 순위를 가르는 매스스타트는 스피드와 함께 전략 등 경기운영이 중요하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 이승훈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2017~2018 ISU 월드컵 매스스타트 랭킹도 1위다.
이승훈과 크라머는 평창에서도 5000·1만m, 매스스타트, 팀 추월에 모두 출전한다. 장거리 최강자의 자리를 재확인하려는 크라머와 홈그라운드에서의 후회 없는 승부를 다짐한 이승훈은 또 한 번 정면대결을 앞두고 있다. 각자 각오도 만만치 않다. 크라머는 5000·1만m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캐나다의 테드-얀 블로만(32)을 상대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비록 세계기록은 내줬지만 올림픽 첫 출전인 블로만과 달리 크라머는 올림픽 경험이 4번째라는 게 강점이다.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남자 5000·1만m 최고 기록은 모두 크라머가 지난해 2월 ISU 세계선수권 대회 때 세운 것이다.
이승훈은 당초 5개 종목에 출전하기로 했다가 1500m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장거리 종목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강릉 경기장 기록은 크라머가 좋지만 이승훈은 경기장 환경에 익숙하다는 게 유리한 점이다. 둘은 팀 추월에서는 스케이터 3명의 리더 역할을 맡아 동료들의 금메달 사냥을 이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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