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에 감독님을 웃게 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 웃을 일이 많게 해드리겠습니다.”
양의지(31)는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조아제약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 소감을 밝히던 중 이렇게 말했다. 이번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중 최대어로 꼽혀 그의 행선지와 계약 규모에 야구계가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한 터라 한마디 한마디에 관심이 집중됐다.
양의지는 공수 맹활약으로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양의지는 올 시즌 타율 3할5푼8리, 23홈런 7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강력한 투수진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김재환이 부상으로 비운 4번 자리를 대신 맡으면서도 20타수 6안타(타율 0.450)에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두산의 한국시리즈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그 때 느꼈던 미안함이 시상식 단상에 올랐을 때 다시 떠오른 듯 양의지는 김태형 감독을 향해 “어릴 때부터 저를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미안함을 표했다.
양의지의 향후 거취와 협상 과정에서의 움직임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양의지가 ‘앞으로 감독님을 웃게 해드리겠다’고 한 말은 앞으로의 거취에 대한 힌트처럼 들렸다. 그간 계약 규모에 대한 이견 탓에 두산을 떠났던 여러 FA들과 다르게 양의지는 두산 잔류에 내심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았다.
다만 양의지는 조심스러운 태도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시상식 후 기자들과 만난 양의지는 “감독님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SK에서 코치로 잠시 계시던 때를 빼고는 지금까지 함께하시며 저를 아들처럼 키워주신 분”이라며 “제 거취가 어떻게 되든 아버지같은, 과분한 존재이시기에 그런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양의지는 수상 소감 때 사회자가 “내년 어떤 색 유니폼을 입을 것 같냐”며 향후 거취를 넌지시 물었을 때도 “어느 팀이든 홈 유니폼은 다 흰색”이라는 말로 확답을 피했다. 기자들에게도 “에이전트에게 모든 협상 과정을 맡기고 저는 내년 시즌을 대비한 개인 운동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양의지는 지난 4월 투수의 연습 투구를 피해 주심이 투구에 맞을뻔했던 상황과 관련해 벌금 300만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80시간 징계를 받았다.
양의지는 “저조차 계약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른다”는 말과 함께 “협상을 맡기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에이전트 제도가 잘 도입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총액 100억원을 넘길 수도 있는 계약 규모에 대해서도 “어떤 기분을 느끼게 될지 모르겠다”며 “다른 FA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없다. 저와 관련된 기사만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저의 가치를 인정해주시면서 좋은 대우를 해 주시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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