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야구 오프시즌에서 대형 계약이 예상되는 자유계약선수(FA)로는 양의지, 최정 등이 꼽히지만 박용택(39)도 그에 못지 않게 관심을 받고 있다. 원클럽맨으로 맞이하는 세번째 FA인데다 미계약 FA들 중 계약기간이 2년으로 가장 구체화된 선수이기 때문이다.
거취에 대해 쏟아지는 소식이 스스로는 부담스러웠을까. 박용택은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조아제약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기록상을 받으며 “팀을 옮길 일도 없고, 계약기간까지 공개된 마당에 ‘몇 억을 더 받네, 덜 받네’하는 기사가 나오는게 의아하다”고 말했다.
투정에 가까운 말이었지만 박용택은 ‘LG에서 2년을 더 뛰고 은퇴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재확인했다. 박용택은 시상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승엽이 형도 마흔살 때 FA 계약 맺으면서 이 정도 관심은 못받았을 것”이라며 “2년이라는 계약 기간은 LG와 협상 테이블에 앉은 순간 이미 결정됐다. 2년 뒤 다시 계약할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올해 양준혁이 세운 통산 최다안타 기록(2318개)을 갈아치우며 기록의 사나이에 등극한 박용택은 한 때 ‘3000안타’에도 욕심을 냈다. 올해까지 통산 안타 2384개를 친 박용택은 “앞으로 3년간 내리 MVP급 활약을 하더라도 3000안타는 못넘겠다고 생각했다. 시즌 중에는 ‘FA 자격을 얻으면 4년 계약을 하겠다’고 말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박용택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꾸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박용택은 “시즌을 치르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다”며 “내후년에 커리어하이를 찍거나, 최다안타왕, 골든글러브, MVP를 탄다고 해도 ‘은퇴해야겠다’고 결심한 시기에 은퇴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2002년부터 17년을 뛰어온 LG에서 2년 후 은퇴하기로 마음 먹고 협상에 돌입했다.
직접 협상에 나서면서 겪은 나름의 고충도 털어놨다. 박용택은 LG에서 코치로 함께했던 차명석 단장을 두고 “그래도 계약은 계약이니 냉정하게 해야하는데, 단장님 얼굴만 보면 그렇게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차 단장은 박용택의 수상 때 축하의 꽃다발을 건네며 박용택과 포옹을 나눴다. 아직 세부적인 조건을 구단과 협상중인 박용택은 “아까 류중일 감독님께 ‘왜 빨리 계약하지 않느냐’며 혼났다”고 웃은 뒤 “단장님께 잘 부탁드린다는 뜻으로 포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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