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고영태·노승일이 이야기했다”
K스포츠재단 박헌영 과장(38·사진)이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 K스포츠재단 이사장으로 온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미르·K스포츠 재단의 설립 목적이 ‘박 대통령의 퇴임 후’를 위한 것으로 확인되면 774억원에 달하는 대기업들의 출연금이 곧바로 박 대통령을 향한 뇌물로 해석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박 과장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재단 이사장이 박 대통령이 되지 않겠나’라는 얘기를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로부터 직접 들은 기억이 난다”며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도 내가 재단에 들어온 지 1~2개월 정도 지나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다만 “최순실씨는 극도로 보안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어서 (고위급이 아닌) 내게 직접 이런 얘기를 하진 않는다”며 “최소한 최씨가 고영태씨에게는 관련된 얘기를 했으니 그런 말이 돌지 않았나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K스포츠재단의 설립 목적이 ‘박 대통령의 퇴임 후 사익추구’라는 점을 입증하면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는 보다 쉽게 입증될 수 있다. 이 경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론도 제기된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재단의 자체 수익모델이 없어 수익이 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박 대통령 퇴임 후에도 재단이 남아있을지 의심스러워 퇴임 후 이사장 취임은 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승민·이유진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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