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9년 KBO 올스타전에 팬투표로 뽑혔던 선수들 면면을 보면 흥미로운 점들도 몇가지 눈에 띈다. 매 시즌 올스타전이 열릴 때는 쉽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지만 10년 단위의 장기추세를 살폈을 때 드러나는 것들이 여럿 있다.
1루수 부문 올스타 베스트 멤버 명단을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여럿 보인다. 국내에서의 빼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미국에 진출했던 이대호와 박병호가 2010년대 3번씩 올스타에 선정된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 뒤를 이어 2번씩 선정된 선수들 면면을 보면 놀랍다.
한국에서 뛰는 동안의 임팩트는 역대 최고수준이던 에릭 테임즈, 리그와 소속팀 삼성을 대표하는 간판 타자로 자라난 구자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는 다름아닌 박종윤이다. 박종윤은 2010년과 2012년, 각각 1루수 동군 올스타로 선발돼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다. 박종윤은 2010년 타율 0.257에 8홈런, 2012년 타율 타율 0.257에 9홈런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소속팀 롯데는 2010년에는 올스타전 ‘베스트 10’ 중 8명을, 2012년에는 10명 전원을 배출했다.
이따금씩 특정 팀 선수들이 일제히 팬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때가 있었고, 그 때 수혜를 본 선수들이 있었다. 2013년 LG가 ‘베스트 11’을 독식했는데 그 때 1루수 김용의, 외야수 정의윤이 이름을 올렸다. 그해 동군 지명타자 김대우(롯데)나 2012년 문규현(롯데)도 돌이켜보면 믿기지 않는 선발이었다. 롯데 송승준이 선발투수로 두번 올스타전 무대에 선 것도 이런 팬심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이상 3회)에 이어 2010년대 올스타전 마운드에 많이 선발등판한 투수는 송승준과 더스틴 니퍼트(이상 2회)뿐이다.
2012년 넥센 허도환, 2013년 LG 현재윤도 의외로 서군 올스타 포수 선발 경험이 있다. 단 이 시기 서군 올스타 포수 자리에 이렇다할 스타가 없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LG 주전 포수이자 서군 올스타 단골손님 조인성이 2012시즌 전 FA자격을 얻은 뒤 동군 소속인 SK로 이적했다. 반면 국가대표 단골 3루수인 허경민과 2018년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김재환, 공수를 두루갖춘 외야수 박건우 등 두산 선수들이 올스타전 선발로 단 한 번밖에 나서지 않은 점은 의외다.
1루수 올스타로 두 번 선정된 구자욱은 또다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15~2016년에는 1루수로, 2017년과 올해는 외야수로 각각 올스타 베스트 멤버에 선정됐다. 2개 이상 포지션 올스타로 선정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그러나 대부분은 주포지션과 지명타자로 선정된 경우가 많다. 지명타자를 빼고 서로 다른 두 포지션에서 2010년대 올스타 베스트 멤버가 된 선수는 김상수와 이대호, 구자욱 등 세명뿐이다.
이중에서 서로 다른 포지션에서 2회 이상 베스트 멤버가 된 건 구자욱뿐이다. 김상수는 국가대표 유격수의 명성대로 3번 베스트 유격수가 됐다가 올해 2루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하며 올스타전에도 선발로 나섰다. 이대호는 2010년에는 3루수로, 해외 진출 전인 2011년과 복귀 후인 2017~2018년에는 1루수로 올스타 선발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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