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문답을 하고 있다. 이 후보 경선 캠프 제공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시한 부동산 세제 완화 방안에 대해 “4·7 재·보궐 선거 때도 (제가) 당에 요청했던 사안”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을 흐트러뜨리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에 이어 박 전 장관까지 나서 민주당 내 반(反)이재명 성향 지지자들에게 이 후보 입장 선회의 정당성을 호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서울 지지율 회복이 대선의 중요한 승부처라고 보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서울 지지율이 부동산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마음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부동산 정책이 방향은 맞았지만 급진적으로 추진할 때 부작용과 역풍이 있을 수 있다”며 “그래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이재명 후보가 요구하는 것은 속도조절을 해가며 (민주당이) 시민 고통을 함께 나누는 정당이 되자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후 미국에 체류하다 지난 17일 귀국,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을 맡았다.

박 전 장관은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며 발표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방역지원금 100만원에 대해 “이 후보께서 100만원도 부족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으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제가 정부에 있을 때도 문재인 대통령께서 더 크게 가자(지원하자)고 하면 항상 관료들이 반대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가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 했다.

박 전 장관 발언은 이 후보의 정책 차별화 필요성을 설명하면서도 이것이 문재인 정부와의 선긋기로 비춰지지 않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관료들을 비판한 것도 차별화 대상이 문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점에서 유시민 전 이사장, 이해찬 전 대표의 최근 발언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유 전 이사장은 2017년 JTBC 신년 토론에서 이 후보에 대해 “감정 조절에 하자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이제 5년 전과 다르다고 느꼈다. 판단을 뒤집어도 될 만큼의 모습들이 나왔다”며 “지금 나온 후보들 중 이재명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3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2017년에 봤던 이재명은 지금 많이 바뀌었다. 덧씌워졌던 나쁜 이미지가 어느 정도 벗겨진 것 같다”며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그런 민주당 지지자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