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아들의 입사지원서 논란으로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퇴한 것과 관련해 자칫 불공정 논란으로 비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 수석 아들의 개인 일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 수석을 두둔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쓴소리를 날렸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김 수석 사퇴를 두고 “책임지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대선 국면에서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단기간에 대응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21일 서울 중구 정동 1928아트센터에서 마이클 센델과의 화상 대담을 마친 뒤 기자들로부터 김 수석 사퇴 소식을 듣고 “국민들께서 공직자 가족에 기대하는 바가 매우 높고 엄격해졌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기대하는 바에 따라 책임지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사퇴 의사를 밝히며 아들의 상황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지만,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이동학 민주당 최고위원, 남영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수석의 형, 김홍국씨’가 쓴 것으로 돼 있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는 “조카가 고교 때부터 조현병이라는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여 15년간 삼성병원 입퇴원하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하고 지내다 이번에 누가 보아도 정신 나간 행동을 하게 되었읍(습)니다”며 “본인의 과실이라고 사과하는 동생을 보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돼 있다. 이번 일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김 수석 아들의 일탈 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확산됐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SNS에 전날 “김 민정수석은 투명하다는 확신”이라는 글을 쓴 박범계 장관을 향해 “자제를 촉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조 의원은 “법무장관이 개인적 확신을 근거로 오지랖 넓게 청와대 참모의 사적영역까지 방어하려 나서는 모습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사과를 한 민정수석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 뿐 아니라, 대통령에게 부담을 지을 수도 있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 그동안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우리당과 후보의 노력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빠른 대응은 이번 사건이 조국 사태 때 불거졌던 ‘아빠 찬스’나 ‘불공정’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도 아들의 불법도박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어 이번 사건으로 아들 논란이 확전되면 이 후보 아들이 일으킨 논란도 소환돼 대선 정국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허위 이력을 기재하고도 대학교에 임용됐으며, 이에 대해 윤 후보가 분명하게 사과하고 있지 않다며 ‘공정’을 명분으로 조 전 장관 가족을 수사했던 윤 후보를 ‘내로남불’이라며 비판하고 있던 차였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김 수석 아들 문제가 개인적인 아픔일 수는 있지만, 사정을 잘 모르는 국민들에게는 불공정한 ‘아빠 찬스’를 사용한 일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박범계 장관이 불필요하게 SNS에 공개적으로 글을 올리면서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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