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국정농단 핵심 ‘첫 공판준비기일’ 출석
19일 오후 2시10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으로 연갈색 수의에 수감번호 ‘628번’을 단 최순실씨(60)가 들어왔다. 지난 10월31일 긴급체포된 그가 사복 대신 수의 차림으로 외부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청석에서 자신을 바라보자 최씨는 부담스러운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일어나 자리를 안내했다. 최씨는 마른 입술을 깨물거나 ‘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세윤 재판장이 최씨에게 “(직업이) 임대업이 맞느냐”고 하자 최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최씨가 이날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한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렸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최씨는 국회의 국정조사 청문회 동행명령장까지 받았는데도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청문회는 출석해도 자신에게 도움 될 것이 없지만, 자신의 운명이 걸린 형사재판은 직접 상황을 확인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씨는 “독일에서 왔을때는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제 정확한 걸 밝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0월31일 처음 검찰에 출석할 당시 “죽을죄를 지었다”며 사죄하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러곤 공판 말미에는 또다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검사석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핵심 실무진 12명이 총출동했다.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 등 6명은 최씨 맞은편 검사석에, 나머지 6명은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지켜봤다.
최씨 측과 검찰은 첫날부터 ‘대립각’을 세웠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던 공직자와 대통령과 친분 관계에 있던 민간인이 국정을 농단해 국민들을 절망하고 분노하게 만든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고 했다. 최씨 측은 JTBC가 대통령 연설문이 들어 있다며 검찰에 제출한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이 맞는지 감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기소된 범죄는 피고인이 원하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은 모두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7)과 그의 측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도 이어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최씨 등과 함께 포스코 계열 광고대행사 포레카를 강탈하려 한 혐의 등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했다. 이날 준비기일에 차 전 단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첫 재판이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법원 안팎이 들썩였다. 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배부받은 시민들은 재판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방청권 확인 과정을 거쳤다. 법정 밖에서 재판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대법정에는 방호원들도 대거 투입됐다. 2층 출구와 대법정 앞뿐만 아니라 대법정으로 가는 계단과 통로에도 방호원들이 배치됐다. 두 재판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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