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9일]내년부터 서울 연세로에 승용차 통행 허용…신촌 상권 쇠퇴 여파

연세로공동행동 활동가들이 지난해 1월9일 서울 신촌 연세로에서 서울시의 ‘신촌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용 일시정지 추진 계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가 11년만에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해제된다. 이에따라 시내·마을버스만 다니던 연세로에 일반 자동차들도 다닐 수 있게된다. 한때 서울을 대표했던 ‘신촌 상권’의 쇠퇴, 상주 학생인구 감소 등의 여파다.

서울시는 19일 공고를 통해 “내년 1월1일부로 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연세로는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이 있는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 정문 앞 삼거리에 이르는 약 500m 구간의 도로다. 지정이 해제되면 택시, 승용차 등 일반 자동차들의 통행이 가능하게 된다.

연세로는 2014년 1월 서울시의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됐다. 연세로는 폭이 좁아 양방향 차량 평균 시속이 10㎞ 미만인 상습정체구역이었다. 지구 지정과 함께 인도 폭이 3~4m에서 7~8m로 늘었고, 인도와 차도의 높낮이 차이를 없애 보행 환경이 개선됐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신촌 상권이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주변 상인들을 중심으로 지구 지정해제 요구가 제기됐다. 연세로를 중심에 둔 신촌 상권에 접근할 수 있는 차량 종류가 한정적이다 보니 상권이 침체되고 매출도 줄었다고 주장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상권 침체가 심화됐다. 서대문구는 2022년 9월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지구 해제를 요청했다. 지구 해제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시민단체 등은 “높은 임대료나 특색이 부족한 상권이 문제의 주된 원인이지 지구 해제가 답이 아니다”라는 지적이었다. 연세대가 2013년부터 대다수 신입생을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1년간 생활하도록 학사제도를 개편하는 등 상주하는 학생인구가 감소한 점도 상권 침체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찬반 양론이 팽팽하자 시는 지난해 1~9월 기간 중 연세로의 지구 지정을 임시 해제했다. 지구 지정 해제에 따른 상권 변화, 교통 흐름 등을 보기 위한 조치였다.

서울시 신용보증재단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1분기 연세로 상권 매출은 전년 대비 41.5% 늘었고 유동인구도 같은 기간 45.6% 증가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상권 활성화 및 유동인구 증가가 코로나19 팬데믹 종료의 효과인지, 일반 차량의 통행 효과인지 판단하기 이르다”며 뚜렷한 해석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서울시는 올들어 추가 분석을 통해 지구 지정을 해제해도 주변 차량의 통행 속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 지구 지정 해제 전 시속 9.0㎞인 ‘신촌로터리→연세대’ 방향 차량 속도는 해제 후 시속 10.9㎞로, 반대 방향은 해제 전 시속 18.0㎞에서 해제 후 15.8㎞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나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게 시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연세로와 가까운 이면도로로 돌아가는 차량 수도 지구 지정·해제 여부와 큰 차이가 없었다”며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목적을 사실상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시는 지구 지정 완전 해제를 통한 상권 회복 효과도 일부 나타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시 관계자는 “지구 지정 해제에 따른 우려를 감안해 연세로 주변 교통안전 시설을 늘리고 교차로 신호, 횡단보도를 추가 설치하겠다”며 “주말 중 ‘차없는 거리’도 매주 일요일 시행해 보행 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