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김하성. 고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 고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17년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3년 연속 수상자’가 없었다. 2015·2016년 연속 수상자인 에릭 테임스(밀워키)와 김재호(두산)가 모두 후보에 없었기 때문이다. 달리 보면, 포지션마다 복수의 후보들이 매시즌마다 경쟁하며 1위와 차점자 자리를 오갔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1위 롯데 손아섭은 앞선 2011~2014년 4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지만 2015·2016년에는 성적의 뚜렷한 하락 없이도 수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3연속 차점자’는 있었다. 넥센 김하성이었다. 지난 13일 열린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253표를 받은 KIA 김선빈에게 돌아갔다. 김하성은 86표를 받았다. 한자릿수 표를 받은 다른 후보들보다는 앞섰지만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하성은 2015·2016년에는 김재호에 2년 연속 밀렸다. 2위이긴 했지만 각각 110표·95표를 가져갔을 정도로 성적도 준수했다. 2015시즌 타율 2할9푼에 19홈런, 22도루를 기록하며 아깝게 20-20클럽 가입을 놓쳤다. 신인왕도 구자욱(삼성)에게 내줬다. 그러다 이듬해 20홈런을 채우며 기어이 20-20클럽에 가입(28도루)했다.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이 조금씩 떨어졌지만 목동구장보다 넓은 고척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옮긴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올해는 더 좋아졌다. 홈런 개수를 3개 더 늘리면서도 3할타자(3할2리)가 됐고, 114타점을 기록했다. 100타점 유격수는 2003년 KIA 홍세완(100타점), 2014년 넥센 강정호(117타점)과 함께 단 3명만이 일군 기록이다. 4번타자로서의 부담감이 컸을 텐데도 맹활약했다.

하지만 올해 골든글러브도 우승팀 유격수에게 돌아갔다. 2015·2016년에는 두산이 우승을 했으니 3년 연속 ‘우승 프리미엄’ 앞에 고개를 떨군 셈이다. 최근 가을야구 단골손님이었던 넥센이 올해 가을야구가 무산된 것도 영향을 끼쳤을지 모른다. 100타점 유격수만큼 ‘타격왕 유격수’도 흔치 않다는 여론도 많았을 것이다. 

상황을 예감했을까. 김하성은 이날 시상식 전 취재진 앞에서 “올해는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사실 2015·2016년은 기대를 조금했다. 기록도 좋았고… 하지만 그동안 다른 잘 한 선배들도 많았다”며 “올해는 (김)선빈이 형이 타격왕이고, 잘하지 않았냐”고 했다. 

김하성은 이어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올해 못받는다고 해도 야구할 날이 훨씬 많고, 언젠가는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