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2007년 교수 임용지원서에 허위 이력을 기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일제히 맹공을 가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씨가 가짜 이력과 허위 수상 경력으로 교수에 임용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며 “자신을 돋보이기 위해서 이력을 거짓으로 채워넣는 사람을 국민께서 신뢰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YTN은 이날 김씨가 자신이 제작에 참여하지 않은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출품작 수상 내역과 실제 근무하지 않은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 근무 내역을 2007년 수원여대 교수 초빙 지원서에 기입했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의혹의 사실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허위 경력은 기억나지 않는다. 수상 경력 기재는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며 그것도 죄라면 죄”라며 “윤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고 답했다.
여권 인사들은 일제히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김병기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태스크포스(TF) 단장은 이날 김건희씨 모친 최은순씨의 성남시 땅 16만평 차명보유 공소사실 및 과징금 27억3000만원 부과 내역 등을 공개하고, 김씨 의혹에 대해 “‘결혼 전의 일’이라 검증받아야 할 일이냐고 말했던데, 그러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되기 전의 일이라고 하면 해명이 되는 거냐”라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씨의 ‘사문서위조’ 의혹을 들며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한 공직자의 가정을 분쇄시키는 데 적극 활용했던 바로 그 죄목”이라고 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딸 조민씨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한 것과 김씨의 사문서 위조를 연결지어 윤 후보에게 ‘내로남불’ 프레임을 씌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SNS에 “(김씨 해명은)‘왜 나만 갖고 그래!’하는 식이다. 논리도 어법도 전두환스럽다”고 글을 썼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SNS에 “(김씨는) 서일대, 국민대 등 여러 곳에 상습적, 반복적으로 허위경력, 허위학력을 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정도면 거의 ‘리플리 증후군’(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수준”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지난 10~11일 일정을 공개했다. 김씨는 10일 울산 울주군 정토마을에서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스님과 차담을 했고, 11일에는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인 석주 이상룡 선생 생가인 경북 안동시 임청각을 방문했다. 사나흘 전 일정을 김건희씨 의혹이 도드라진 날 공개하는 것은 두 후보의 부인을 대조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공세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간 지지도 격차를 줄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러나 정권심판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윤 후보 가족 비판에 몰두하는 게 이 후보 지지도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비판도 당내에서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번 김건희씨 의혹은 하루이틀 지나면 다시 잠잠해질 것”이라며 “이 후보가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임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4·7 재·보궐선거 때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후보에 흠이 있음을 알면서도 지지했다”며 “상대 후보 의혹을 집중제기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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