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거품을 줄이기 위해서는 계약 기간과 총액을 ‘4년 80억원’으로 정하는 상한제를 시행하기보다 FA 제도에 대한 규제를 줄여야한다는 의견이 윈터미팅에서 제기됐다.
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BO 윈터미팅에서 열린 ‘FA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패널들은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FA 선수의 계약기간 및 총액 상한선을 ‘4년 80억원’으로 제한한 상한제 등을 골자로 한 ‘FA 제도 개선안’을 제안했으나 선수협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연내 도입이 무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대희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박사가 발제를 맡고 이재국 스포티비뉴스 기자,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가 패널로 참여해 개선안의 주요 내용에 대해 논했다.
패널들은 ‘4년 80억원’으로 대표되는 FA 계약상한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FA 계약금액을 줄인다고 해서 각 구단이 운영 비용을 감축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최상급 선수들에게 들어갈 비용이 줄어들겠지만, 그만큼 다른 선수들이 구단 측에 자신들의 연봉을 올려달라고 요구할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금액에 상한이 생기면 선수들이 생활 수준이 좋은 수도권 구단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고, 특정 구단에 대한 쏠림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정상급 선수들의 해외리그 유출이 발생해 리그 경쟁력이 떨어지는 역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각 구단들이 스스로 마련한 FA 계약상한제가 구단들에 의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우려했다. 최 이사는 “그동안 국내 리그에서는 선수 연봉 인상률 상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 등이 시도됐으나 구단들이 지키지 않아 폐지됐었다”며 “몸값 거품은 더 많은 연봉을 받으려는 선수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서라도 선수를 잡으려는 구단의 탐욕 탓에 벌어진 탓이 더 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불거진 히어로즈 구단의 ‘뒷돈 거래’ 사태를 계기로 구단들이 ‘투명한 거래를 하자’는 공감대를 얻었을 수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아직 대기업들이 구단 운영을 좌우하는 상황인데, 모기업에서 상한액 이상의 투자를 지시하면 구단은 계약 상한선을 지키기보다는 ‘모기업의 뜻’을 따르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O가 FA 계약 상한제와 함께 선수협에 제시했던 FA 등급제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FA 등급제는 선수의 연봉 규모에 따라 서로 다른 등급을 매기는 제도다. ‘준척급’으로 분류되는 FA들을 영입할 때 구단이 내줘야 하는 보상 선수 및 금액을 줄여 FA 미아를 없애자는 게 제도의 취지다. 다만 패널들은 FA 등급제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KBO가 제시한 등급제에서 정하는 구단의 보상 규모가 더 줄어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한국의 FA제도가 권리를 놓지 않으려는 구단의 의사가 많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이사는 “국내 FA 제도는 시장의 기능을 너무 믿지 않는다”며 “구단은 그동안 선수들에 들인 비용을 보상받아야겠다는 취지로 적잖은 보상을 요구하지만, 보통 30대가 넘는 FA 선수들이 원소속팀에 오래 잔류한다고 과거 투자 비용만큼 활약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FA에 대한 문턱이 줄어들면 FA 선수들이 늘어나게 되고, FA 가격도 줄어들게 된다”며 FA 자격 취득 기간을 지금보다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다가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팀을 옮긴 채태인(롯데)과 최준석(전 NC)의 사례를 들며 “35세 이상의 FA에게는 영입 구단이 ‘보상 선수나 금액을 받지 않는 방안’ 정도는 도입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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