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올 가을 희망을 봤다. 베테랑이 많지 않아 고전할 수 있다던 예상을 깨고 한국시리즈 우승팀 SK와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
마운드의 키였던 안우진과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임병욱이 가장 두각을 드러냈지만, 젊은 내야수들도 가능성을 보였다. 포스트시즌을 벤치에서 시작한 송성문은 타격 재능이 만개했다. 올 시즌 2루수 자리에서 깜짝 수비를 선보이며 시즌 신인상 투표에서 강백호(KT)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김혜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10타수 3안타로 되살아난 타격감을 선보였다.
넥센 히어로즈는 2루 자리에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다가 3루수 송성문-2루수 김혜성 동시 선발 카드를 플레이오프 3차전에 처음 꺼냈다. 이후 2패에 몰렸던 히어로즈는 2연승을 달렸다. 부동의 3루수였던 김민성이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날 수 있는 상황에서 송성문과 김혜성의 활약은 미래에 대한 큰 기대감을 팀에 안겼다.
내년 새로운 메인 스폰서인 키움증권과 손을 잡고 새 이름으로 시즌을 치를 히어로즈는 젊고 가능성있는 내야진이 활약해주리란 부푼 꿈을 안고 오프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올해 플레이오프 막판 라인업 대로라면 히어로즈는 3루수 송성문-유격수 김하성-2루수 김혜성-1루수 박병호로 내야진을 꾸리게 된다.
만년 하위권에서 포스트시즌 컨텐더로 자리매김 했을 때 히어로즈 내야진과 이미지가 겹친다. 히어로즈에서 파워 포텐셜이 만개했던 3루수 김민성과 유격수 강정호, 1루수 박병호에 2012년 신인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서건창에 이르기까지, 나이 서른이 되지 않은 선수들이 국가대표급 내야진을 꾸렸다. 이들은 2014년 히어로즈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도 이끌었다.
내년 히어로즈가 꾸릴 내야진이 이 때의 내야진만큼 젊음과 실력을 동시에 갖추게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송성문은 타격에 비해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듣고, 김혜성은 안정된 수비와 빠른 발이 일품이지만 타격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히어로즈의 내야진은 전보다 많은 대체자원도 확보하고 있다. 올해는 부상 탓에 수비에 합류하지 못한 서건창이 오프시즌 부상을 털어낸다면 다시 2루 자리에 돌아올 수 있다. 올해 경찰 소속으로 퓨처스(2군) 북부 타율·타점상을 받은 임지열이 내년 히어로즈의 3루와 1루를 지킬 수도 있다. 김민성까지 팀에 남는다면 넥센은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공·수가 안정된 내야진을 다시 꾸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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