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들을 구속하고 이 대표 수사도 공식화하면서 민주당이 동요하고 있다. 일부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유감·책임 표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내 전반적 기류는 관망세이다. 이 대표가 측근 범죄 혐의에 직접 관여했다는 물증이 현재까지 나오지 않은 점, 검찰 수사가 편파적이라는 시각, 당 지지율이 유지되는 점이 복잡하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당대표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의 구속에 대해 “정치적 책임에 대한 언급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 퇴진 요구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 그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측근들과) 이 대표와의 연루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하면 그렇게까지 얘기할 게 뭐가 있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측근들의 구속에 대한 유감 표명 정도는 해야 하지만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날 필요는 현재로선 없다는 뜻이다.
전날 오후에는 이 대표와 지난해 20대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윤영찬·이병훈 의원이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단체로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친이낙연계 의원들이 이 전 대표를 만나 조기귀국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오자 이를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낸 것이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 실장이 구속되자 당내에서는 검찰이 조만간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하며 ‘사법리스크’가 극대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부 비이재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의 정치적 책임을 공개적으로 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이상의 행동으로 나아가는 데는 주저하는 듯한 모습이다. 다수 의원들이 동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다수 의원의 관망세는 일차적으로 검찰 수사가 불공정하다는 시각 때문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 정권의 수사가 공정하지 않은 게 명백한데, 당내 인사들에게 수사를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요구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전임 정부에 대해 무차별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판단도 단일대오를 유지하도록 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김용 전 부원장, 정진상 실장에게 당직을 맡겨서 당 차원에서 (이들을) 지켜야 하느냐는 문제제기는 있다”면서도 “검찰이 전 정부 수사도 벌이고 있어 아직은 뭉쳐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이 대표가 측근들의 범죄 혐의에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은 점도 의원들이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망세의 또다른 배경으로는 여론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정체 상태이다. 윤 대통령과 여당의 잇따른 실책으로 민주당 지지율의 확연한 내림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범죄 혐의에 직접 연루됐다는 증거가 나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2020년 총선 때 친문재인계를 자임하며 당선된 다수의 의원들은 당내 대세에 옮겨가는 성향이 강했다. 이 대표가 높은 득표율로 당권을 잡았지만 친이재명계의 결속력은 강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검찰 수사 상황과 여론에 따라 당내 기류가 급변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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