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디지털 대전환’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선대위 재구성·쇄신 전권을 맡겼지만 쇄신안을 놓고 백가쟁명만 있고 가시적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쇄신 방안으로는 송영길 대표 및 선대위 위원장급 인사의 2선 후퇴, 2030세대 외부인사 영입, 실무자형 별동대 신설이 거론된다. 이 같은 관측만 난무하는 가운데 실제 진척이 없어 쇄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쇄신 권한 이양’ 이후 멈춘 의원들의 보직 사퇴

이 후보는 23일 YTN <뉴스Q> 인터뷰에서 “선대위 조직을 슬림화, 스마트화하고, 실력 중심으로 재구성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대선이 106일밖에 안남았다. 긴 시간 지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 모두 신속한 선대위 쇄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지난 21일 김영주·이광재·김두관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에서 사의를 표명한 이후 다른 의원들의 공개적인 사의 표명은 없다. 송영길 대표의 2선 후퇴론이 나왔지만 “대선에서 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중론이 되지는 못했다. 한 중진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더 많은 의원들이 (선대위) 보직을 내려놓아야 선대위 쇄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송 대표가 전권 이양을 공식 발표한 것 외에 별다른 쇄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외부 인사 영입도 난망

쇄신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참신한 외부 인사 영입도 거론된다. 이 후보는 이날 “실력있는 사람을 진영도, 나이도 가리지 않고 찾고 있다”며 “인재 수혈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혹시 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 좀 해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말처럼 인재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후보 직속 국가인재위원회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외부 인사를 의무적으로 추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당내에서는 이 후보가 상대적인 지지도 열세를 극복한 뒤 인재 영입을 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시점에 인재가 영입돼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외부인사 영입 등 쇄신 행보를 먼저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24일 오전 청년선대위원장 인선을 발표한다.

■‘이재명식 광흥창팀’ 의견도 나오지만

조직 및 인선 혁신과 별개로 이 후보의 별동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온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광흥창팀’ 같은 기민한 의사결정 기구가 필요하다는 취지이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큰 선거를 치르려면 후보가 제일 신뢰하는 의사결정 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이 후보의 측근 의원들이나 경기도 인사들이 후보와 직접 소통하며 선대위에 후보 뜻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성호·김영진 의원 등 이 후보와 가까운 ‘7인회’ 의원들이 선대위에서 더 전면에 나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면 경선에서 표면화된 지지자들간 갈등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이 후보가 측근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역효과를 낼 것이란 주장도 상존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조만간 선대위에 이 후보 의사결정을 돕는 별도 조직을 만드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과 의원들이 이 후보에게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선대위 조직이 다시 정비되면서 대선을 위한 당원 교육 등의 일정들도 늦어지고 있다“며 “선대위 구성에 대한 후보의 빠른 결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