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핵심 당직자 일괄 사퇴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당직을 맡은 의원들이 24일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강조한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쇄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의 ‘광흥창팀’ 같은 이 후보 측근 실무팀도 조만간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윤관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주요 당직 의원들은 일괄 사퇴 뜻을 모았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과감한 당의 변화와 쇄신에 앞장서며, 각자 위치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과 함께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 서삼석 수석사무부총장, 민병덕 조직부총장, 이정근 미래부총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개를 숙였다. 윤 총장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정책위의장, (정책위) 수석부의장, (당) 수석대변인, 홍보소통위원장 등 당직 가진 모든 분들이 일괄 사퇴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당 대표 비서실과 원내 보직의원들은 사의를 표하지 않았다. 내년도 예산안 의결을 앞두고 정책위 주요 보직자들의 사의가 당장 수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윤 총장 등의 당직자 일괄사퇴 발표 회견 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사표가 처리된 것은 아니고, 당장 정기국회 업무도 있다”며 “교체 및 유임에는 그런 점들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요 당직자들의 일괄 사의는 선대위 쇄신 권한을 위임받은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직자들이 사의를 표하면서 후보가 선대위 인선 등 운신의 폭을 보다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송영길 대표와 지도부가 지난 2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선대위 쇄신 권한 위임을 발표했지만 실제 쇄신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었다.

이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결단해주실 줄은 몰랐다”라며 “국민 우선, 민생 우선이라는 대원칙에 따라서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놔주신 용단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주장했던 실무형 선대위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국민들께서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후보로 선출한 이유, 즉 변화와 혁신이라는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선대위 구성도 당직인선 문제도 잘 논의하도록 하겠다”면서 “(선대위 인선을) 순차적으로 급한 곳부터, 필요할 만큼 개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는 구조가 기본”이라며 “당내 인재를 찾아서 적절히 배치하고 외부 인사 중에 필요한 분을 추천도 받고 있다. 국민들도 추천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도 말했다.

선대위가 외부 인사 영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이 후보의 의중을 파악하고 실무를 지휘할 실무팀도 곧 공식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인물들이 별도의 조직을 꾸릴 것”이라며 “어느 정도 윤곽은 그려진 상태”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팀은 어느 정도 꾸렸고, 소수 인원을 추가로 합류시키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근 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신뢰할 수 있는 인사들로 꾸려진 별동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왔다. 2017년 대선 때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윤건영 의원 등 10여명이 참여한 ‘광흥창팀’이 그 역할을 했다. 다만 이 후보의 별동대는 광흥창팀과 달리 선대위 내부 조직으로 편재될 가능성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후보가 당 밖에서 별도의 측근 조직을 만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