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서울에서 열린 2018 KBO리그 시상식. 퓨처스리그에서 북부리그 타율상·타점상을 수상한 넥센 임지열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서울에서 열린 2018 KBO리그 시상식. 퓨처스리그에서 북부리그 타율상·타점상을 수상한 넥센 임지열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야구단이 해체 위기에 놓였는데, 정부와 KBO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9일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상식에서 퓨처스(2군) 북부리그 타율·타점상을 받은 임지열(23·넥센)은 수상소감을 말하며 존폐위기에 놓여 화두가 된 경찰 야구단을 얘기를 꺼냈다. 우투우타 내야수 임지열은 지난 9월초 전역하기 전까지 경찰 소속으로 타율 3할8푼, 22홈런에 79타점으로 활약하며 시상식 단상에 오를 수 있었다.

임지열은 “2년동안 경찰 야구단에서 많은 기회를 주셔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경찰 유승안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셔서 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두부터 ‘2년간의 기회’를 강조했던 임지열은 지인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대신 경찰 야구단 얘기를 전하며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시상식 후 만난 임지열은 “사실 수상하기 전 ‘경찰 야구단 이야기를 내가 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팀 선배 (박)병호 형이 ‘네가 올해 경찰에서 전역한 선수들 중 혼자 시상식에 왔으니 말해야 하지 않겠냐’고 용기를 줘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퓨처스에서 경찰 소속으로 뛰며 개인 타이틀을 획득한 선수들 중 박준표(북부 평균자책점·다승)는 KIA의 마무리 훈련에 참석하느라 시상식에 불참했다. 북부 홈런·타점상 수상자 이성규는 내년에야 전역하는 현역 경찰 신분이라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처지가 아니었다.

박병호 또한 2007~2008년 상무에서 복무하며 기량을 끌어올렸고,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성장했다. 2014년 입단했지만 아직 1군 무대를 밟은 적 없던 임지열도 경찰에서 복무한 약 2년 동안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며 향후 활약해주리란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 임지열에게 박병호는 용기를 줬고, 임지열은 이날 수상소감 중 경찰 야구단에 대해 언급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올 겨울은 경찰 야구단뿐 아니라 임지열에게도 중요한 때다. 임지열은 전역 후에도 아직 1군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임단 동기생인 임병욱, 김하성이 포스트시즌 무대를 누비며 넥센의 예상 밖 선전을 이끄는 모습을 임지열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임지열은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서 팀(넥센)이 올해보다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면 좋겠다”며 “최선을 다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다보면 1군에서도 좋은 경험을 쌓을 기회가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