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원 클럽맨’ 베테랑들은 이번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까. FA 자격을 재취득한 박한이(39·삼성)와 박용택(39·LG)의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박한이는 2001년, 박용택은 2002년 현 소속팀에 입단한 뒤 각각 두번씩 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팀을 옮기지는 않았다. 매 계약 때마다 소속팀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며 ‘홈 디스카운트’도 감수했다. 2013시즌을 마치고 박한이가 맺은 ‘4년 총액 28억원’ 계약은 당시에도 끊이지 않았던 FA 거품 논란 속에서 작은 규모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년 후 박용택이 LG와 맺은 4년 50억원 역시 시세에 비해 크지 않은 규모의 계약으로 평가받았다.

박용택과 박한이.

박용택과 박한이.

박한이가 지난해 68경기에 나서는 데 그치면서 두 선수는 2018시즌을 마친 뒤 나란히 FA 자격을 다시 얻게 됐다. 둘 다 세번째 맞는 FA. 이를 행사할지는 미지수지만 자격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두 선수가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얼마나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박용택은 올해 LG의 중심타선을 지키며 통산 최다안타 기록(2384안타)을 새로 쓰며 의미있는 시즌을 보냈다. 박한이는 타율 2할8푼4리, 10홈런 43타점을 기록하며 전년의 부진(타율 0.263 4홈런 14타점)을 덜어냈다. 마흔 가까운 나이에도 팀이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치 않다. 박한이가 올해 활약한 때는 중심타자 구자욱이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다. 거꾸로 말하면 김헌곤-박해민-구자욱으로 구성될 삼성 외야진에 빈 자리가 생기지 않는다면 박한이의 활용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용택은 올해도 타율 0.303을 기록해 ‘10년 연속 3할’을 달성하긴 했지만 7월 타율 2할4푼2리, 8월 2할3푼9리로 무더위에 부진했던 점, 수비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여기에 베테랑 선수들에게 더욱 박해진 최근 오프시즌 흐름도 걸림돌이다. 한화 내야에서 꾸준히 선발 출장한 정근우도 올 시즌을 앞두고 벌인 FA 협상 도중 계약기간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박한이와 박용택은 앞선 계약에서 적은 금액으로 사인한 만큼 다음 시즌을 앞두고 적합한 대우를 받을 수도 있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