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0일]‘구의역 사고’ 안전 소홀, 메트로 전 대표 등 14명 입건

경찰이 지난 5월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군(19)이 숨진 ‘구의역 사고’의 책임을 물어 서울메트로와 협력업체 은성PSD 관계자를 입건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0일 구의역 사고 수사 결과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작업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하도록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이정원 서울메트로 전 대표(52)와 은성PSD 대표 이모씨(62), 구의역장 노모씨(58)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은성PSD에서 작업자들의 근무를 감독해야 할 중간관리자가 사고 당일에는 사무실을 무단이탈하는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사측이 평소 1명이 작업해도 작업확인서에는 2명이 작업한 것처럼 허위 작성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다.

은성PSD는 평소 작업현장에서도 실태 점검, 안전장구 착용상태 점검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 서울메트로는 은성PSD의 인력구조상 2인1조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는데도 허위 작업확인서 작성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부터 만든 ‘사고재발 방지대책’에 ‘용역업체 정비원 1인 근무 시 작업통제’ 등 같은 사고를 막을 직접적 대책이 없던 점도 확인됐다.

구의역 역무원들은 사고 당일 김군이 스크린도어 마스터키를 가져갔을 때 작업 내용 등을 듣지 않고 1인 작업을 제지하지 않았다. 또 역무원이 서울메트로 관제소에서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다는 장애신고를 받았는데도 김군의 사고 전까지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점, 경광봉을 설치하거나 안전요원을 배치하지도 않은 점도 확인됐다.

경찰은 구의역 사고가 근무자만의 과실이 아니라 부서 간 이기주의와 책임 떠넘기기, 사고 당일 역무원의 안일한 근무태도 등이 원인이라고 보고 피의자 1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은성PSD의 횡령, 배임 등 비리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