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종훈, 에이스 면모 증명 기회
넥센 한현희, 준PO 부진 만회 노려

PO 3차전 ‘잠수함 대결’

올 시즌 KBO리그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투수는 총 17명. 그중 잠수함 투수는 14승(8패)의 언더핸드 박종훈(27·SK)과 11승(7패)을 거둔 사이드암 한현희(25·넥센) 둘뿐이다. 공교롭게도 둘은 한국시리즈로 가는 중요한 길목인 30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로 나선다. 둘의 처지는 상반되지만, 최고의 투구를 선보여야 할 이유는 모두 분명하다.

박종훈은 올 시즌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2년 연속 10승에 성공하며 잠수함 에이스로 우뚝 섰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이후 상승세를 탔다. 9월 이후 7경기에서 4승(1패)을 거뒀고, 이 기간 평균자책점(3.23)은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 4.18보다도 낮았다.

고척에서 치러지는 3차전은 올 시즌 ‘원정 강자’ 박종훈이 안성맞춤 카드다. 박종훈은 올해 원정 15경기에서 10승(1패)을 거뒀다. 올 시즌 원정에서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다승 1위 세스 후랭코프(두산·11승)와 박종훈 둘뿐이다. 제리 샌즈-박병호-김하성 등 넥센의 거포들이 우타 일색인 점도 박종훈에게 유리하다.

박종훈에게 플레이오프가 또 다른 도약을 노리는 시간이라면, 한현희에게는 만회의 무대다. 한현희는 올해 11승을 거두며 풀타임 선발로 연착륙했지만 국내파 에이스엔 아직 이르지 못했다. 넥센은 토종 에이스 최원태가 부상으로 빠진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한현희가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활약하길 바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한현희는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구원투수로,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선발로 각각 나섰지만 부진했다. 와일드카드전에선 2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준 끝에 강판됐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이닝 동안 6개의 사사구를 남발하며 97개를 투구한 끝에 4실점(3자책)했다.

각자 팀이 처한 상황도 천지차이다. SK는 홈에서 치러진 1·2차전을 모두 잡아 5전3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승만 더하면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반대로 넥센은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겨야 탈락을 면하는 상황. 넥센 한현희가 믿는 구석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포스트시즌 등판 경험(18경기)이다. 반면 박종훈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다. 그러나 박종훈은 3차전 선발을 앞두고 “넥센 젊은 선수들이 잘하는 걸 보니 긴장감보다는 설렘이 더 큰 것 같다. 나 또한 긴장되기보다는 설렌다”며 활약을 자신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