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경제성장률 목표치 -1%대 달성의 ‘열쇠’

동병상련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28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직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시황을 보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S&P500 지수 모두 전 거래일 대비 3%대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왼쪽 사진). 29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직원 뒷편 시황판에 이날 코스피 마감지수인 2326.67이 표시돼있다. 이날 한국 코스피는 0.79% 하락했다. 뉴욕·서울 뉴욕증권거래소 제공·AP연합뉴스

 

미국·유럽서 코로나 재확산
주요국 금융·경제심리 동요
전날 뉴욕 증시 3대 지수 모두
7개월 만에 3% 이상 떨어져
금융·실물경제 괴리도 걸림돌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커지면서 올 4분기 한국 경제에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올해 -1.0%대 초반 성장률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4분기에 약 0.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지만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다만, 교역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은 낮은 만큼 충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주요국 경제 심리는 동요하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7만명을 넘어선 미국에서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3.4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3.53%), 나스닥종합지수(-3.73%)가 동시에 전장 대비 3% 이상 하락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 3~4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만명대에 이르는 유럽연합(EU)에서는 이날 주요 증시 지수가 2~4%가량 하락했다. 2차 코로나19 대유행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4분기 역성장을 기록하는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3~4월 폭락장 수준은 아니더라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각국의 경기 부양책이 없을 때는 작은 규모의 봉쇄가 금융시장의 공포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 몰려있는 돈이 사소한 악재에도 달러나 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렸다가 진정되면 다시 주식시장으로 가는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돈을 푼 영향으로 자산시장은 과열된 반면 실물경제는 부진한 괴리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시장과 실물경제의 탈동조화 현상은 경기회복에도 걸림돌이 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가 위험 자산 가격의 조정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코로나19 2차 확산과 미·중 무역 긴장 재고조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약화될 경우 경제회복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4분기, 수출 급락 가능성 낮아
내수 얼마나 버텨주나 ‘관건’

이에 따라 3분기 한국 경제회복을 견인했던 수출도 4분기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서비스업이 계속 어려운 상황에서 제조업이 경기를 이끌어가야 하는데 해외 여건이 어려워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도 “미국의 경기 부양책 합의 지연 등에 따른 불확실성과 그동안 중국의 빠른 회복세에 가려졌던 미·유로존의 경기 부진이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 때와 같은 전면적 봉쇄 가능성은 적은 만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주요국이 1차 팬데믹 때와 달리 학교와 상점 등을 정상 영업하는 등 강도 높은 이동제한 조치는 내리지 않고 있어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분기처럼 수출이 급격하게 꺾일 여지는 적다”면서 “관건은 4분기에 내수가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가 충분하다면 올해 -1.2% 내외 경제성장률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영·윤승민 기자 sypark@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