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3일]현실화된 사법리스크에 술렁이는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 대선자금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자 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이 이 대표와 측근들을 당 차원에서 방어하는 모양새가 옳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당내에서 나오고, 이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당 지도부는 “이럴 때일수록 뭉쳐야 한다”며 내부 분열을 경계하고 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23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김해영 전 의원이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이 대표 비판 글에 대해 “민주 정당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검찰 독재와 신공안정국에 맞서 모두가 일치단결하고 싸워서 이겨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님,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십시오”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내부 결속에 나섰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NS에 “동지의 결백보다 검찰의 수사를 더 신뢰하는 듯한 언동을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며 “당내 분란을 초래할 언동을 부디 자중하기를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친이재명계이자 당 미래사무부총장인 김남국 의원은 SNS에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눈을 감고 내부의 분열만 조장하는 ‘기회주의적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며 “이것은 공인이나 당 지역위원장까지 맡았던 사람이 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당이 조직적으로 이 대표와 측근 의혹을 방어하는 듯한 모습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켜야 하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전당대회 때부터 출마를 말리는 목소리를 듣지 않고 선거를 치르지 않았나. 계속 당을 이용해 자신을 방어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통화하며 “당 차원에서 당 대표 주변의 의혹들에 보다 냉정하게 대응했어야 하는 데 이미 너무 깊이 관여하게 된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며 “수사 진행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를 잘 수습하고 검찰 수사에도 잘 대처하는 것이 이 대표의 과제”라고 말했다.

 

앞서 설훈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용 부원장 체포를 두고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다”면서 “(김 부원장 혐의에) 근거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SNS에 이 대표를 비판하며 “민주당 설훈 의원이 말하지 않았냐? 이렇게 될 줄 민주당 사람들이 다들 알고 있었다”라고 했다. 설 의원은 같은날 SNS에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권의 치졸하고 비열한 야당 탄압을 이간계로 물타기 하지 말라”면서 “학력 위조를 시인했던 김건희 여사도 지금 당장 수사하라”고 발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