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는 홈런 등 장타를 앞세운 선 굵은 야구가 절정에 달했다. 번트로 주자를 득점권에 보내고 한 두 점을 쥐어짜는 야구는 시즌 초반에도, 막판에도 보기 힘들었다. 이같은 흐름이 포스트시즌 단기전에서도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정규시즌 720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총 1756개. 지난해보다 209개가 많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SK가 지난해 세운 한 시즌 팀 최다 홈런기록(234개)에 1개 모자란 233개로 시즌을 마쳤지만, KT와 롯데도 시즌 200홈런을 넘겼다. 200홈런 팀이 한 시즌에 세 팀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 시즌은 홈런왕 김재환(두산)을 포함해 40홈런 타자가 동시에 5명 나온 첫 시즌이기도 하다.
장타와 강공으로 풀어간 경기가 많았던 만큼 희생번트는 447개에 불과했다. 10구단·팀당 144경기 체제가 자리잡은 2015년 이후 최소일뿐 아니라 구단이 6개 밖에 없던 1985년(471개) 기록보다도 적었다.
올 시즌 경기당 홈런은 2.44개에 달했다,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 중 하나로 꼽히는 1999년의 경기당 2.41개보다도 많다. 반면 희생번트는 0.62개에 불과했다. 전반기 워낙 많은 홈런이 나왔기에 순위싸움이 치열해지는 후반기로 가면 홈런이 줄고 번트가 늘어날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전반기 경기당 홈런은 2.30개, 희생번트는 0.64개였는데, 후반기에는 홈런이 2.65개로 더 늘고 희생번트는 0.58개로 더 줄었다.
그간 포스트시즌에는 작전과 도루, 희생번트 등 세밀한 야구가 강조됐다. 하지만 올해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선 굵은 야구가 득세할 것으로 보인다. 불펜 평균자책점 1위(4.28) 한화를 제외하고는 불펜진의 양과 질이 모두 풍족한 팀은 보이지 않는다. 홈런 1위 SK뿐 아니라 팀타율 1위 두산(0.309)과 2위 KIA(0.295)에 박병호·김하성·이정후 등이 포진한 넥센까지 결정적인 상황에 안타를 쳐줄 타자들은 많은 반면 다들 불펜에는 크고 작은 허점을 갖고 있다.
당장 16일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둔 KIA 김기태 감독도 미디어데이 때 “불펜을 많이 넣지 않고 이길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초반부터 희생번트가 등장하며 선취하는 1~2점의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고 세밀한 플레이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경기가 막판에 이르면 번트 하나, 주루 플레이 하나가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 선보였던 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되 승부에 영향을 미칠 작은 플레이도 소홀히하지 않은 팀이 가을 끝자락에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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