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가을 야구’도 노려봤지만 받아든 결과에서 아쉬움을 지우기 어렵다. 1군 합류 네번째 시즌 만에 최하위를 벗어난 KT는 올 시즌 홈런군단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지만 ‘디테일’을 숙제로 안게 됐다.
KT의 올 시즌 팀 홈런은 206개. SK(233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팀 홈런을 기록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팀 홈런 200개를 넘겼다. 시즌 전부터 ‘발사각’을 강조하며 장타 생산에 공을 들인 결과다.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만 8명이고,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도 5명에 이른다. 올해 20홈런 타자를 5명 배출한 팀은 KT와 KIA뿐이다. KIA에는 30홈런 이상을 친 타자가 없는 반면 KT에는 홈런 공동 2위 멜 로하스 주니어(43개),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29개)을 새로 쓴 강백호 등의 장타력이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팀의 홈런 순위(2위)와 최종 순위(9위) 사이의 거리는 꽤 크다. 마운드가 불안하기도 했지만, 홈런 이외의 타격 지표가 썩 좋지 않았던 탓도 있다. 팀 타율이 2할7푼5리로 전체 9위에 머물렀고, 팀 득점(757점)과 타점(721)도 8위에 그쳤다. 출루율도 3할4푼으로 9위에 머물렀다. 출루한 주자가 적으면 홈런을 쳐도 낼 수 있는 점수가 적을 수 밖에 없다.
세부지표를 들여다 봤을 때 아쉬움은 더 크다. 득점권 타율 역시 2할7푼3리로 9위에 머물러 있다. 팀 득점권 타율이 팀 타율보다 낮은 팀은 삼성과 KT 두 팀 뿐이다. 타구의 발사각을 높여 장타 생산을 늘린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올 시즌 KT의 희생플라이는 26개로 최하위에 그쳤다. 득점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에서 득점타를 내는 능력이 아쉬웠다.
도루의 중요성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주루에서도 아쉬운 지표들이 눈에 띈다. 도루를 137번 시도해 80번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KT의 도루성공률은 58.4%에 불과하다. 올헤 도루성공률이 60%에도 못미친 팀은 KT가 유일하다. 주루사도 63회로 1위다. 공격에서도 맥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4년 연속 최하위의 불명예는 간신히 피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황재균, 30홈런에 도전했던 괴물 신인 강백호를 새로 보강하고 로하스가 40홈런을 넘기며 4번 타자로 제몫을 해 준 가운데서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건 KT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올 시즌은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장타력 이외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걸 다시 확인한 시기였다.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도 디테일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었다. 다가올 겨울을 KT가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강팀으로 거듭날 수도, 하위권에 머무르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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