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 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가 출석하는 국정감사 대응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 후보는 국감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할 기회라고 보지만, 당 일각에서는 실언 등으로 중도층의 의구심만 키울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다. 민주당은 상임위원 사·보임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지만 누구를 전진 배치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당 국감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이 후보가 출석할 국감에 대해 “최소한의 사·보임을 통해 대응하겠다”며 “행정안전위원회는 (위원인) 한정애 환경부 장관의 자리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사·보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8일에는 행안위가, 20일에는 국토교통위원회가 경기도 대상 국감을 실시한다. 현직 경기지사인 이 후보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국감 참석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예상되는 국민의힘의 파상 공세에 맞서 이 후보를 방어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의원이 번갈아 질의를 하는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에게 답변할 시간을 충분히 줄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에 비해 수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야당 인사를 거론하는 공격도 예상된다. 민주당은 행안위에서는 한 장관 대신 대장동 사건을 잘 아는 의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와 이 후보 경선 캠프의 상당수 의원들은 이 후보의 국감 참석을 반대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 직접 출석해 공격과 방어를 하는 것이 현 국면을 돌파하는 데 낫다고 판단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이 후보의 국감 출석이 악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미 여러 상임위 국감이 진행됐지만, 이 후보가 대장동 특혜와 연루됐다는 새로운 사실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 후보 앞에서 기존에 제기된 의혹을 반복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 경선 캠프 내에서도 국감이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 후보 측근 의원은 “(국감 등을 통해) 언론에 노출되는 일이 많아지면, 앞뒤 맥락이 빠진 발언이 공격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선 캠프 관계자는 “이 후보가 야당의 공세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면서도 “대장동 의혹에 대해 잘 모르던 무당층이 이번 국감에서 노출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지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행안위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행안위에는 경선 기간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공격해왔던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소속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캠프 수석대변인 오영훈 의원, 수행실장 오영환 의원을 비롯해 박완주, 양기대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이 후보 캠프 소속 한 의원은 “대장동 의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 후보 측 의원들이 행안위에 더 속하면 대응이 수월하다”면서도 “당이 정리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원내 관계자는 “다른 상임위 국감도 함께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보임을 대거하면, 사임한 행안위원들이 갑자기 다른 상임위 준비를 해야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일단은 상임위원 개개인의 대응 능력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