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대선 경선 후보였던 이낙연 전 대표 일부 지지자들을 ‘일베’라고 지칭한 것을 사과했다. 민주당의 대선 국면에서 ‘원팀’ 형성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송 대표가 관리자 역할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송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표) 지지자분들의 상처와 상실감에 대해 위로 말씀을 건네고 싶다”며 “제가 일부 극단적 행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비유와 표현이 있었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저 자신도, 우리 모두가 극단적인 행태를 지양하고 함께 상처를 내지 않고 하나가 될 수 있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저부터도 솔선수범해서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다”며 “지금부터 이 순간 우리는 원팀이고 민주당은 하나”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저희가 지난 노무현 대통령님을 보내고 나서 눈물로 보냈던 세월을 다시 기억하며 하나로 모아갔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그런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어제 이낙연 후보님께 전화를 드려 많은 말씀, 위로를 드리고 또 여러 가지 서운한 점도 얘기를 잘 들었다”며 “깊은 고뇌와 아픔에도 당의 단합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충정을 절절히 확인할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아버님의 뒤를 이어 민주당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함께하신 이낙연 후보님다운 숭고한 결단”이라며 “민주당 대표로서, 20년 넘는 세월 동안 함께 당을 지켜 온 동료 정치인으로서 이 후보님께 위로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13일 YTN 인터뷰 도중 대선 경선 결과에 대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문자폭탄’ 등의 형태에 대해 “거의 일베 수준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당원게시판 등에서 “당원을 일베 취급하느냐”, “일베라고 해놓고 원팀 이야기하느냐”는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이 전 대표 역시 전날 캠프 해단식에서 “지지해주신 국민을 폄하하면 안 된다”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 이재명 후보 경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우원식 의원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느 때보다도 지도자의 언행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하다. 단결과 통합이 아닌 배제와 낙인의 언어로 민주당을 하나로 만들 수 없다”며 송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송 대표가 앞으로 상처입은 당을 원팀으로 융화시킬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 대표는 지난 5월 대표 취임 이후 당 차원의 ‘조국 사태’ 사과, ‘경선 일정 연기 논란’ 정리 등 과단성 있는 결단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강성 친문 지지자들을 가리켜 공개석상에서 “대깨문”으로 칭하는 등 몇 차례 설화를 일으켰다. 경선 과정에서 본인이 참석하는 행사를 많이 만들어 후보보다 본인이 주목받으려 한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송 대표가 이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고개 숙였지만 원팀 구성을 위해 더 포용력있고 진중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지도부 인사는 “송 대표가 앞으로 자신이 돋보이는 공격수의 역할보다는 중간에서 조율하는 미드필더의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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