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신임 이강철 감독은 현역시절 화려한 업적을 남긴 옆구리 투수 중 하나였다. 역대 프로야구 통산 투수 다승 3위(152승)에 탈삼진 2위(1749개)로 옆구리 투수들 중에선 단연 최다다. 1989년 데뷔 시즌부터 1998년까지 해태 유니폼을 입은 10시즌 동안 매년 10승·100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때문에 그가 KIA, 넥센, 두산에서 코치 생활을 하는 동안 어떤 옆구리 투수들을 주전급으로 길러낼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았다. KIA에서는 손영민과 유동훈이 이 감독의 지도 아래 2009시즌 필승조를 이뤄 팀의 통합우승을 도왔고, 넥센에서는 한현희가, 두산에서는 박치국이 코치 시절의 이 감독에게 지도를 받아 성장했다.
투수 파트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부임한 KT에서도 그가 얼마나 인상적인 활약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그러나 당장 첫 해부터 좋은 결과를 기대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감독이 투수 조련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KT의 옆구리 투수진이 그만큼 빈약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KT는 고영표라는 걸출한 사이드암 선발 투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2017년과 지난해 부상 탓에 2년 연속 정규이닝 진입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정규이닝을 채우지 못한 투수들 중에는 가장 많은 탈삼진(134개)을 뽑아냈다. 2017~2018년 2년간 가장 많이 완투(5회)한 투수 또한 고영표였다. 두 시즌 모두 평균자책점 5점대에 그치는 등 보여준 성적이 빼어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켜왔다.
그러나 고영표가 올해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되면서 KT 옆구리 투수진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고영표가 비운 선발 한 자리는 한국 프로 데뷔 시즌을 맞는 이대은이 채우겠지만, KT서 믿을만한 사이드암 투수는 엄상백, 신병률 정도만 남게 됐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데뷔한 신병률은 시즌 초 깜짝 활약해 눈길을 끌었지만 1·2군을 오간 끝에 21경기에서 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7.0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5년 1차 지명 선수 엄상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몸을 키우고 구위도 향상시키며 필승조 한 축을 담당하리란 기대를 받았지만 2세이브·12홀드를 거두는 동안 8패(1승)를 당하고 평균자책점도 5.44에 그치며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최근 팀 투수 운용 구상을 밝히며 “엄상백 같은 경우 지난 시즌 좋은 공을 가지고도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을 잃어 실점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군에 있는 투수들은 기술적인 부분을 향상시키는 것보다는 멘털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말과 함께 옆구리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잠재된 능력을 선보일 수 있게끔 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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