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쏠쏠한 공격옵션이었던 도루가 최근 KBO리그에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지난해 박해민(삼성)이 역대 최소 도루(36개)로 도루왕을 차지했고, 한 시즌 경기수가 720경기로 늘어난 와중에도 2017년(778개)에 이어 지난해 도루(928개)도 1000개에 못미쳤다.
아웃으로 연결될 위험도 적지 않고 부상 가능성도 있는 도루 대신 장타와 강공, 인플레이 때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플레이가 더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새해 KBO리그에 일어나는 변화가 최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2019시즌부터 KBO리그에 적용되는 변화 중 하나는 공인구 반발계수 하향 조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12월21일 연 규칙위원회 회의에서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와 지속되는 타고투저 현상 완화”를 명분으로 내걸고 미국·일본 프로야구보다 높았던 공인구 반발계수(0.4134~0.4374)를 올 시즌부터 0.4034~0.4234로 낮추기로 했다.
효과의 정도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보다 장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장타가 전보다 줄어들게 되면 주자를 득점권으로 더 많이, 자주 보내기 위한 일환으로 벤치가 도루를 더 많이 시도할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지난해 말 규칙위원회에서는 ‘더블 플레이 시도시 슬라이딩 규정’도 신설하기로 했다. 내야 병살타 수비 때 주자들의 슬라이딩에 수비수들이 충돌해 다치는 경우를 방지하자는 이유에서 도입키로 했다. 유격수 자리에서 병살타구를 처리하다 슬라이딩한 주자의 다리에 걸려 큰 부상을 당했던 메이저리거 강정호(피츠버그)의 사례를 들어 ‘강정호법’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누상에 있는 주자가 내야땅볼로 진루하는 과정에서 과한 슬라이딩으로 수비수를 방해했다고 판단되면 주자와 타자에게 동시 아웃이 선언된다. 올 시즌에는 출루한 주자들의 주루플레이와 슬라이딩이 전보다 소극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벤치는 주자를 1루에 두고 인플레이 때 적극적으로 뛰게 하기보다는 인플레이 전에 2루에 이를 수 있도록 도루 시도를 늘릴 수도 있다.
예년에 비해 여전히 적은편이지만 지난해 도루 시도가 2017년보다 늘어난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2017년 10개팀은 720경기에서 1185번 도루를 시도했다. 경기당 평균 1.65개였다. 이 수치가 지난해에는 1.86개로 늘었다. 전·후반기를 비교해보면 전반기에는 1.80개로 2017년과 차이가 크지 않았던 반면 후반기에는 1.96개까지 늘어나는 등 선호도가 떨어졌던 도루가 시즌 막판 순위싸움 승부처에서는 주요 작전으로 쓰였다. 새로운 시즌 코칭스태프들의 변화와 맞물려 도루의 위상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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